[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깜짝? 애초에 금메달만 봤습니다.”

한국 수영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새 역사’를 썼다. 무려 22개의 메달을 따냈다. 금메달만 6개다. 특히 지유찬(21·대구광역시청)과 백인철(23·부산 중구청)의 금메달은 ‘깜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유찬은 이번 대회 수영 경영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땄다. 25일 자유형 50m에서 금메달을 품었고, 28일에는 이호준-김지훈-황선우와 함께 자유형 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품었다.

특히 자유형 50m에서는 예선에서 21초84를 기록하며 대회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동시에 썼다. 결승에서 다시 21초72를 찍으며 몇 시간 만에 대회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깼다.

백인철도 날았다. 28일 남자 접영 5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예선에서 23초39를 찍으며 대회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결승에서는 23초29를 탔다. 대회 신기록과 한국 신기록을 다시 작성했다.

최근 한국 남자수영은 ‘르네상스’다. 황선우-김우민 ‘투톱’이 확실하다. 이 둘은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황선우가 금·은·동 각 2개씩 땄다. 김우민은 금메달 3개에 은메달 1개다. 한국은 처음으로 단일 대회 수영에서 다관왕을 2명 배출했다.

특정 선수만 잘한다고 전체가 잘하기는 어렵다. 다른 선수들의 수준이 같이 올라왔다. 이주호가 은메달 2개·동메달 2개를 땄고, 이호준은 금메달 1개·은메달 2개·동메달 3개다. 김영범이 은메달 2개, 조성재가 은메달 1개, 최동열이 은메달 1개·동메달 3개다.

골고루 잘했다. 지유찬과 백인철도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수영 경영에서 일본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강력한 원동력이 됐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감은 있다. 그래서 ‘깜짝 금메달’이라 했다. 지유찬은 “깜짝이라고 해도 맞는 말 같기는 하다”며 웃은 후 “자신감이 있었다. 잘 통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백인철 “예선 때는 사실 몸이 좋지 않아서 걱정했다. 오후에 몸을 풀 때는 자신감이 붙었다. 깜짝이라고 말하기에는, 나와 코치님은 목표가 금메달이었다. 분명히 그에 맞춰서 훈련하고 있었다. 딱 금메달만 바라보고 있었다. 은도, 동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둘은 절친이다. 훈련 파트너이기도 하다. 지유찬이 먼저 금메달을 따면서 백인철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백인철도 부담을 이겨내고 정상에 섰다.

지유찬은 “같이 훈련하는 형이 좋은 결과 얻어서 너무 기뻤다. 내가 먼저 금메달을 땄는데, 형이 축하해주고, 다독여줬다. 형 경기는 꼭 챙겨봤다. 가슴 졸이며 봤다. (백)인철이 형이 잘해서 금메달이다. 대신 내 지분도 아주 조금은 있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실력에 외모까지 갖춘 선수들이다. 지유찬이 귀여운 스타일이라면 백인철은 선 굵은 미남형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인기가 확 올라갔다.

백인철은 “인스타 팔로워가 늘었다. 6000명 정도 늘어난 것 같다. DM으로 응원과 축하 많이 받았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답을 해드리지는 못했다. 잘생겼다고 하면 기분 좋다”며 웃었다.

당장 한국에 돌아가면 전국체전이 있다. 내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있고, 2024 파리 올림픽도 열린다. 아시안게임은 끝났지만, 수영은 계속된다. 정말 ‘깜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유찬은 “스타트 후 돌핀킥은 아직 좋은 것 같다. 대신 레이스를 더 잘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짚었다.

백인철은 “결승전에서 실수가 좀 많았다. 그 실수만 줄이면 기록은 더 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 준비한 대로 오롯이 된 경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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