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예상한 홈 ‘텃세’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28일 진화에서 항저우로 입성했다. 선수단은 하루 휴식 후 29일 오후 6시(한국시간)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보조경기장에서 8강 상대 중국전을 대비한 훈련을 진행했다. 항저우에서는 첫 훈련이다. 수비수 황재원(대구FC)의 인터뷰가 예정됐다.

미리 공지된 공개 훈련이었다. 취재진은 훈련장 출입을 위해 열려 있는 게이트로 향했다. 처음에 제지하지 않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허둥지둥 달려와 출입을 만류했다.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다짜고짜 출입을 불허했다.

아시안게임 초창기 교통정리가 되지 않던 상황 속에서 몇 차례 조직위 관계자들과 취재진 사이에서 논쟁을 벌이곤 했으나,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된 이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는 취재진에 국한된 건 아니었다. 다른 문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는데, 대표팀의 짐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은 일일이 철저히 잠긴 철장과 담장 위로 짐을 넘겨주고 있었다. 들어가지 못한 지원스태프들이 짐을 가까스로 옮기고 있었던 것.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텃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다행히 대표팀의 짐과 물품들은 이후 우여곡절 끝에 훈련장 안으로 들어갔고, 훈련도 무리 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취재진의 출입은 끝까지 ‘불허’됐다. 축구협회 관계자가 이리저리 방도를 알아봤지만 끝내 출입할 수 없었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어떤 설명도 없이 밖으로 나갈 것만을 요구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난감한 상황이다. 출입을 놓고 논쟁이 벌어진 적은 있다. 늦게라도 훈련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줬다. 아예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난감하다. 관계자 간 이야기가 서로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황재원의 인터뷰도 철장을 사이에 두고 진행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대표팀은 앞으로 토너먼트를 계속 치르게 되면, 결승까지 항저우에 머문다. 이번 대회는 조직위가 정해주는 훈련장 3~4개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고 있다. 훈련장을 대표팀이 정할 권한은 없다. 앞으로도 이런 ‘텃세’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저우 첫날부터 ‘텃세’를 제대로 경험한 황선홍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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