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김동영기자] 한국 남자 수영 ‘드림팀’의 김우민(22·강원도청)이 15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박태환(34) 이후 13년 만에 처음 나온 1500m 메달이다. ‘4관왕’ 목표 달성은 불발됐다. 그래도 충분히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김우민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 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1500m 결승에서 15분01초07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400m 구간까지는 1위를 유지했다. 여기서부터 페이스가 처졌다. 반대로 페이리웨이(중국)이 치고 나갔다. 격차는 점점 커졌고, 그렇게 김우민이 은메달을 따냈다.

금메달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성적이다. 아시안게임 남자 1500m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10 광저우 대회 박태환 은메달 이후 처음이다. 13년 걸렸다. 이것 또한 수영 르네상스의 일면이다. 게다가 아직 대회가 끝난 것도 아니다. 3관왕까지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김우민은 수영 대표팀 중장거리 최강자다. 400m와 800m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 그러나 1500m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경쟁자가 있었다. 여러 종목을 함께 하는 어려움이 있다.

경기 후 만난 김우민은 “목표였던 4관왕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그래도 은메달이라는 결과에 만족한다. 남은 경기에서 더 집중하고, 더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리겠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우선 연습을 계영 800m에 맞춰서 했다. 가장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단거리·중거리 위주 훈련이 될 수밖에 없었다. 1500m에서는 중후반 체력이 떨어지고 말았다. 아무래도 400m와 1500m는 운영 방식이 다르다. 그 부분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직 두 종목이 남았다. ‘주전공’인 400m와 800m다. 김우민은 “400m에서는 내 기록을 경신하는 게 목표다. 도전하겠다. 자유형 800m는 내가 7월 후쿠오카에서 한국 신기록을 만들었다. 그 느낌을 그대로 안고 레이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태환 이후 첫 1500m 메달이라고 하자 “내 가장 약점이었던 1500m에서 그래도 메달을 획득하게 되어 기쁘다. 남은 경기가 있다. 최대한 회복 잘해서 좋은 기록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호기롭게 4관왕을 외치며 항저우에 왔다. 오히려 족쇄가 될 수도 있는 부분. 그러나 김우민은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은 경기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부담도 없다. 그 자체를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며 살짝 미소를 보였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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