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최선의 라인업을 만들기 위해 한 번 더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올시즌 타선의 핵심인 8~9~1~2번 라인을 두고 2번과 9번 교체를 머릿속에 넣었다. LG 염경엽 감독이 정상 정복을 향한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했다.
염 감독은 26일 잠실 KT전이 우천 취소되기에 앞서 “2번 타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현재 (박)해민이가 컨디션이 좋았다면 해민이와 민재 위치를 바꿨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해민이가 2번에 갈 수 있다”고 밝혔다.
4월 1일 개막전부터 꾸준히 라인업에 변화를 준 염 감독이다. 개막전 당시 테이블세터는 1번 서건창과 2번 박해민, 그리고 8번에 문보경, 9번에 홍창기가 자리했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1번 서건창, 2번 문성주, 8번 홍창기, 9번 박해민이 됐고 이후 홍창기가 리드오프에 자리했다. 신민재가 도약한 5월부터는 어느 정도 라인업이 고정했다.
1번 홍창기, 2번 문성주, 8번 박해민, 9번 신민재가 자리한 시점부터 LG는 하위타순에서 상위타순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빅이닝을 만드는 득점 공식을 확립했다. 그리고 후반기 들어 한 번 더 변화를 꾀했다. 1번 홍창기, 2번 신민재, 8번 문성주, 9번 박해민으로 신민재를 테이블세터에 넣고 문성주를 하위 타순에 배치했다.
출루율 1위(0.457) 홍창기의 리드오프 기용은 당연한 선택. 염 감독은 후반기 시작점에서 2번 신민재 기용을 두고 “1회부터 병살타가 나오는 상황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 포스트시즌도 그렇고 중요한 경기에서 1회 병살타는 흐름을 완전히 끊어 버린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싫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력이 뛰어난 신민재가 더블플레이 확률을 낮추며 출루 후에도 도루 시도로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것에 주목한 염 감독이다.
7월 타율 0.372 출루율 0.438로 활약한 신민재는 8월에는 타율 0.271, 출루율 0.297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그런데 문성주 또한 8월 타율 0.258 출루율 0.313으로 전반기보다 부진하면서 2번 신민재, 8번 문성주 라인업이 유지됐다.
하지만 9월 들어 신민재가 타율 0.205 출루율 0.275. 문성주는 타율 0.216 출루율 0.369로 둘 다 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박해민 또한 9월 타율 0.219 출루율 0.286으로 부진한데 염 감독은 그래도 박해민의 경험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리드오프로 출전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해민이 한국시리즈 2번 타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는 “해민이가 좀 올라오면 해민이를 2번에 넣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해민이가 2번을 하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든다. 성주는 8번에 두고 민재를 9번에 넣는 게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가 곧 정답이다. 단기전은 특히 그렇다. 그래서 시험할 수 있을 때 충분히 해두는 게 좋다. 시즌 내내 그랬다. 염 감독은 투수진과 야수진을 부지런히 시험했다. 과감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해왔고 그러면서 뎁스를 100% 활용했다.
현재 마운드도 그렇다. 고우석이 없는 가운데 세이브 상황에서 비상시 사용할 카드를 하나 남겨둔다. 아직 경험이 적은 백승현과 박명근에게 세이브 임무를 부여하면서도 이들이 고전하면 세이브 경험이 많은 김진성이 등판해 승리를 완성한다.
염 감독은 “당분간 불펜 운영은 이렇게 예비 카드 하나를 마련하면서 할 것”이라며 “물론 늘 김진성이 뒤에서 대기할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김진성이 먼저 등판하는 경기도 나올 것이다. 그래도 마지막에 막아줄 수 있는 카드 하나는 둘 계획”이라고 전했다.
선발도 테스트 중이다. 최원태, 이정용, 김윤식 선발 투수 3명 중 2명의 포스트시즌 중간 투수 등판을 계획하고 있다. 7연전이 끝나는 10월 2일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한국시리즈 4선발과 4선발 외에 불펜으로 갈 두 명의 선발 투수를 결정하는 테스트에 들어갈 것이다. 한국시리즈 타순 구성 또한 막바지 충분히 시험할 예정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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