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홍성효기자] “리딩 금융그룹으로 복귀한 것은 가장 보람된 일이지만, 세계 순위로 60위권에 머무는 부분은 굉장히 아쉽다”

3연임을 끝으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이 오는 11월20일 9년간 임기를 마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세계 금융 순위에 대해 상당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한 단계 진보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취임 당시를 회상하며 “회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축하보다 걱정을 하던 시기였다”며 “취임 후 첫 3년은 직원들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들의 신뢰를 재고하며 리딩뱅크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역대 어떤 은행도 리딩뱅크에서 내려온 이후 다시 1등으로 올라간 사례가 없었기에 KB국민은행의 1등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윤 회장의 두 번째 임기 3년은 KB금융을 리딩금융그룹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윤 회장은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해 두 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푸르덴셜생명을 추가로 인수해 비은행 부문을 획기적으로 강화했다”며 “이로 인해 비은행 부문은 KB의 강력한 양 날개 성장 엔진이 돼 더 빠르고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임기 3년은 경영 승계 절차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윤 회장은 “이를 위해 이사회와 긴밀히 소통했고 체계적인 CEO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KB금융에 정착시키고자 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모범적인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3연임을 끝으로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내린 결정에 대해 “3연임을 확정한 2020년 9월에 이미 결심을 내리고 있었다”며 “진퇴를 미리 결정하고 시기가 오면 실행해야 했다고 마음을 굳히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회장 연임에 대한 지적에 윤 회장은 “지배 구조는 답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지배구조가 정답이 있는 것처럼 획일화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각 회사가 처한 상황과 업종 특성,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 고유의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KB도 지배구조는 더 보완할 부분이 있다. 바람직한 지배구조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양 회장 내정자는 저보다 훨씬 은행 경험이 풍부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 경험을 갖고 있으며 직접 관여했기에 잘 할 수 있다”며 “제가 취임했을 때는 CEO로서 뒷받침해주시는 분이 없어 은행장을 겸임했지만 지금은 은행에 든든한 CEO가 있기에 더 낫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퇴임 후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며 “양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hhong0820@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