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일본 여자야구의 떠오르는 ‘에이스’는 카나 오노데라(21·우투우타)다.

2002년생으로 만 21세에 불과한 카나 오노데라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일본 히로시마현 미요시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최 ‘2024 여자야구 월드컵’ B조 예선에서 2경기 선발 등판해 완투·완봉승을 거뒀다.

푸에르토리코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데 이어 ‘중요한 경기’인 대만전 선발로 나선 카나 오노데라는 대만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무사사구, 4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앞서 푸에르토리코와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솎아내며 4사사구, 3피안타 2실점 완투한 오노데라는 대만전 직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푸에르토리코전에선 안타를 맞을 것 같다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던졌는데, 오늘(대만전)은 ‘이 공 한번 쳐보라’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던졌다”며 완봉승(2-0 일본승) 비결을 밝혔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산하 여자야구 실업팀에서 뛰고 있는 카나 오노데라는 뚝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와 강력한 구위로 타자들을 찍어누른다. 제구도 정교해 사실상 완성형 투수다. 그러나 21세에 불과해 일본 자국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노데라의 커브에 푸에르토리코 타자들이 헛스윙을 연발했다. 오노데라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구할 때 ‘이중키킹’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상대 타자들이 오노데라의 기술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이중키킹에 관대하다. 이중키킹이 상대 타자를 속이기 위한 투수의 기술이라고 보는 편이기 때문이다.

7이닝 동안 사사구를 한 개도 내주지 않은 정교한 제구를 선보인 오노데라는 “세계랭킹 2위 대만이라는 강한 상대를 이겨서 다행이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 호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관중이 가득 들어차 푸에르토리코전보다 긴장이 많이 됐지만 즐겁게 투구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일본-대만전에는 주말을 맞아 2409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일본 나카시마 리사 감독은 오노데라에 대해 “스스로 템포를 잘 조절해서 자신감 있게 투구했다”라며 호평했다. 오노데라는 WBSC가 선정한 16일 예선 4번째 경기 수훈선수로 뽑혔다.

인상적인 것은 오노데라가 작은 신장으로 힘 좋은 상대국 타자들을 이겨냈다는 것이다. 일본야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오노데라의 신장은 불과 159㎝다.

대한민국 대표팀에서도 투수는 150대 신장을 가진 선수가 없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8월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월드컵’ A조 예선에서 8명의 투수를 선발했는데, 모두 160대 중반~170대 신장을 가졌다.

작은 신장을 가졌지만, 오노데라는 자신의 불리한 신장을 끊임없는 운동을 통해 만들어진 강한 근력으로 보완했다. 큰 신장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오노데라는 빠른 상체 회전으로 공을 던진다.

전(前)일본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이자 아시아야구연맹(BFA) 기술위원인 메구미 키타는 스포츠서울에 “오노데라가 키는 작지만, 정말 좋은 투구 매커니즘을 가졌다. 또한 좋은 밸런스로 폭발적이고, 강한 힘으로 공을 던진다. 몸도 유연하다”라고 설명했다.

지난겨울 전지훈련에서 연마한 수비도 빛을 발했다. 오노데라는 대만전에서 뛰어난 수비를 두 차례 선보였다. 그는 자신 앞으로 오는 번트 타구를 잡아 두 차례나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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