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소공동=김동영기자] “본인이 증명해야 한다. 기회는 주겠다.”

롯데가 ‘전타니’ 전미르(18·경북고)를 품었다.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고교 시절 투타에서 뚜렷한 활약을 선보였다.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부분만 남는다.

롯데는 14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총 11명을 뽑았다. 1라운드 지명자는 전미르.

일단 ‘투수’로 호명했다. 등록도 투수로 됐다. 그러나 타자로도 능력이 있는 선수다. 호쾌한 스윙이 돋보인다.

2023년 고교리그에서 투수로 14경기 67.2이닝, 5승 1패 54탈삼진,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고, 타자로 27경기, 120타석, 타율 0.346, OPS 1.032 3홈런 2도루를 만들었다.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오타니 쇼헤이에게 빗대 ‘전타니’라 했다. 프로에서도 투타 겸업을 생각하고 있다. 롯데도 아주 가능성을 닫은 것은 없다.

성민규 단장은 “앞에서 황준서-김택연이 지명된다고 보고, 3순위에서 전미르를 생각하고 왔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지명이다”고 말했다.

전미르의 투타 겸업에 대해서는 일단 말을 아꼈다. “투수가 됐든, 타자가 됐든, 결국 전미르가 보여줘야 한다. 일단 지명타자-투수로 봐야 할 것 같다.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기회는 줄 것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본인이 증명할 것이다. 특별히 어떤 방향을 잡고 가지는 않겠다. 우리가 ‘된다’, ‘안 된다’를 말할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전미르는 자신감을 보였다. “투수와 타자 모두 우열을 가리지 못하겠다. 둘 다 하고 싶다. 기대에 부응하고, 믿음에 보답하겠다. 투수와 타자 모두 자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교 무대와 프로는 다르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고교 시절에는 둘 다 가능할 수 있지만, 프로는 아예 다른 무대 아닌가. 둘 다 잘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88㎝-95㎏라는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선수다. 투수로 시속 150㎞를 던지고, 타자로 장타 생산이 가능하다. 어느 쪽도 버리기 아깝다. 둘 다 잘하면 좋은데, 마음대로 안 될 수도 있다.

대신 재능은 확실하다. 그 재능을 프로에서 마음껏 발휘한다면, 한국판 ‘투웨이 스타’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로서도 나쁠 것 하나 없다. 리그 전체로 봐도 그렇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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