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왼손투수에 대한 아쉬움, 없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발과 마무리 등 선택지가 넓은 “똘똘한 투수”를 얻어서다.
이 감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홈경기를 앞두고 “원했던 투수를 뽑아 기분좋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열린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인천고 투수 김택연(18)을 지명했다.
구단측은 드래프트 직후 “1라운드에서 김택연을 지명한 게 가장 큰 수확”이라며 “수직 무브먼트는 KBO리그에서도 상위 레벨이다. 향후 몇 년 안에 뒷문을 든든히 지켜줄 자원”이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실제로 김택연은 한화에 지명된 왼손 투수 황준서와 전체 1순위 각축을 벌인 기대주다. 올해 13경기에서 64.1이닝을 소화했고, 삼진 97개를 솎아내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13으로 빼어난 투구를 했다. 18세이하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돼 논란의 5연투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동메달을 안기는 등 ‘청대 에이스’로도 이름을 알렸다.
두산은 일찌감치 김택연을 지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드래프트 현장에 그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들고갔다. 이 감독은 “원했던 선수를 뽑았다. 잘됐다”면서 “왼손 투수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왼손이어도 잘던져야 활용가치가 생기는 것 아닌가. 똘똘한 오른손 투수가 왔으니 빠르게 1군에 선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은 김택연을 차세대 마무리로 계획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구단, 본인과 대화한 뒤 기량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입단도 하기전에 보직을 정해놓고 틀에 가두는 것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감독은 “고교야구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이상 소화했고, 대표팀에서도 경기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스테미나도 좋고, 이닝을 거듭해도 구속이 떨어지거나 템포가 느려지지 않더라. 이런 능력이 있구나 싶었다”며 “어느 위치든 상관없다. 본인이 원하고, 능력이 된다면 선발이든 마무리든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올해 드래프트에서 2~4라운드에 야수를 지명하는 등 야수를 여섯 명(포수포함) 지명했다. 수준급 투수가 없지 않았지만,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고려하면 야수 풀을 넓히는 게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단 역시 “라운드마다 계획대로 진행했다. 눈여겨본 선수를 지명했고, 키워드였던 야수 보강에 성공해 만족스럽다”고 총평했다. 특히 2라운드로 선발한 여동건(서울고)은 5툴 플레이어 자질을 갖춘 선수로 평가했고, 3라운더 임종성(경북고)는 어깨가 좋은 파워히터로 봤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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