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KBO리그 최고 선수들의 꿈은 메이저리그(MLB) 진출이다. 류현진이 그랬고 김광현이 그랬으며 이정후도 MLB 무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현재 KBO리그 최고 선발투수 안우진(24)도 마찬가지다. MLB 구단 또한 꾸준히 안우진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한다.
문제는 진출 시기다. 2017년 입단한 이정후는 올시즌 후 포스팅 자격 7년을 채우지만 2018년 입단한 안우진은 포스팅 자격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입단 첫 시즌부터 주축 선수로 활약했고 국가 대표팀에도 꾸준히 승선한 이정후와 달리 안우진은 커리어 초반 부상이 많았다. 더불어 고교 시절 대한체육회 징계로 대표팀에도 뽑히지 못했다.
즉 이정후와 안우진은 이른바 ‘서비스 타임’으로 쌓여있는 숫자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이정후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1년 등록일수 기준 145일을 6년 연속 채웠다. 그리고 다섯 번의 국제대회 참가로 병역 혜택 및 올해 부상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등록일수도 이미 채웠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만 25세에 빅리그 포스팅이 가능한 초고속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정후다.

반면 2018년 입단한 안우진이 등록일수 145일을 채운 시즌은 2022년(169일) 한 번뿐이다. 2018년 97일, 2019년 107일, 2020년 130일, 2021년 139일로 등록일수 145일을 채우지 못하면 두 시즌을 합해서 계산한다. 즉 2022년까지 안우진의 서비스 타임은 3년. 올해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채우면 2023년까지 4년이 된다. 포스팅 자격 7년까지 3년이 더 필요하다.
고민의 시작점도 여기에 있다. 해외 진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자격을 갖추려면 앞으로 최소 3시즌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정후처럼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대회에 승선해 병역 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현재 안우진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빠른 군입대. 그리고 이후 3시즌 풀타임 소화로 30번째 생일을 맞기 전 빅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안우진이 이듬해 군복무에 임하면 만 26세에 군필자가 된다. 만 27세부터 만 29세까지 3시즌을 소화하면 만 30세를 앞두고 포스팅으로 태평양을 건너는 게 가능하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경쟁력이 없는 나이도 아니다. 올해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선발 투수 센가 코다이도 만 30세 시즌을 앞두고 5년 7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5년 후 안우진이 센가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맺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금 기량을 유지하면 MLB 구단의 오퍼를 받을 확률은 100%다.

안우진의 계획은 키움 구단 플랜에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정후의 부상 이탈 후 노선을 바꾼 키움은 최원태를 트레이드해 미래 자원을 수급했다. 트레이드 후 1승 10패로 추락했고 지난 10일 고척 롯데전 패배로 12년 만에 8월 순위표에서 최하위에 자리했다. 안우진을 포함해 젊은 주축 선수들이 군복무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인데 앞으로 1, 2년을 군문제를 해결하는 기간으로 둘만 하다.
그리고 모두가 돌아오는 2026시즌 다시 대권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그때라면 올해 2월 현역으로 전역한 이주형이 핵심 선수로 올라서 있을 것이며 김동규도 선발진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내달 14일에 지명할 14명의 신인 중에도 새로운 영웅이 나올 수 있다.
안우진은 지난 9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여전히 특급 투구를 펼치고 있으나 최근 키움의 모습을 고스란히 비추듯 결과가 좋지 않다. 21경기 132.2이닝을 소화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했다. WHIP 1.03, 9이닝당 탈삼진 10.65개로 괴력을 뽐내는데 승수와 패수가 같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관리 차원”, “재정비”라는 단어를 꺼내며 안우진의 엔트리 제외를 전달했다.
등록일수를 고려하면 시즌 아웃은 아닐 것이다. 올해 145일을 채우기 위해서는 부상자 명단 등재와 같은 변수를 제외하고 25일이 더 필요한 안우진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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