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기자] 춘천 타이거즈가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조승현(40)이 MVP에 등극했다. 휠체어농구에 대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춘천 타이거즈는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제19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남자 1부 결승에서 제주 삼다수를 시종 압도한 끝에 68-53의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월 있었던 고양시장컵 제28회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장애인전국체전과 12월 휠체어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모두 준우승. 코웨이 블루휠스에게 발목이 잡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4강에서 코웨이 블루휠스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왔다. 61-58의 신승을 거뒀다. 결승에서는 오히려 수월했다. 시종 압도적인 경기를 했고, 넉넉한 대승을 따냈다.

지난 2019년 창단했다. 원래 춘천시장애인체육회 휠체어농구단이었고, 지난 3일 춘천 타이거즈 휠체어농구단으로 팀명을 변경했다.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는 첫 출전이다.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전승 우승이다. 3연속 준우승의 아쉬움을 오롯이 털어냈다.

조승현이 MVP에 등극했다. 1쿼터 10점, 2쿼터 8점 등 전반에만 18점을 몰아쳤다. 덕분에 춘천 타이거즈가 36-17로 전반을 크게 앞설 수 있었다. 후반에는 4점에 그쳤지만, 앞선 활약으로도 충분했다. 최종 22점 8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조승현은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열리지 못했다.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 다행히 대회가 열렸다. 선수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18회 대회에서 내가 우승하고, MVP가 됐다. 이번에도 우승과 MVP를 동시에 달성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춘천 타이거즈가 창단 4년차다. 우정사업본부장배는 처음 나섰다. 선수들과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꼭 우승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좋은 결과가 나와 뿌듯하다.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휠체어에 앉아서 하는 농구이기는 하지만, 격렬한 몸싸움, 현란한 스핀 등은 일반 농구와 다를 것이 없다. 휠체어에 올라서도 현란한 움직임이 된다. 양손을 활용해 휠체어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조승현은 “아무래도 격렬하다 보니 손에 상처도 많이 생긴다. 굳은살도 많이 박였다”며 웃었다.

원래 일반 농구를 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의족을 차고 뛰었다. 성인이 되어 휠체어농구에 대해 알게 됐고, 직접 관전했다. 매력을 느끼면서 휠체어농구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당히 국가대표까지 올라섰다.

조승현은 “요즘은 각종 영상이 많지 않나. 내가 1983년생인데, 예전에는 별로 없었다. 2005년 휠체어농구를 처음 했다. 일반 농구를 했는데, 주변에서 한 번 보라는 권유를 했다. 대회를 보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작해 19년째다”며 웃었다.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휠체어농구는 영상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일반 농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직접 보면 더 박진감이 있고, 재미가 있다. 확실한 매력이 있다. 현장에 많이 찾아와주셔서 응원해주시면, ‘재활이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로팀(SK)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했다. 휠체어농구대회가 많은데 소규모 경기장에서 한다. 확실히 여기서 뛰니 다르다. 대신 관중이 없어서 좀 아쉽다. 국가대표로 해외에 나가 보면 다르다. 관중이 많더라. 우리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전하는 말도 있었다. “좋은 취지의 대회가 많이 열린다. 휠체어농구 선수들 모두를 개인 훈련 열심히 하고, 몸과 마음 모두 잘 준비해서 뛰었으면 한다. 그래야 지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한 길이라 생각한다. 이 대회도 내년이면 20년이다. 30년, 40년까지 이어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회가 됐으면 한다. 선수로서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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