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올스타=최고 선수’로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올스타 선정 과정부터 그렇다. 팬투표 비중이 높으며 그다음이 선수단 투표다. 기량도 중요하지만 인기 또한 올스타를 선정하는 척도가 된다.
그래서 때로는 맹활약을 펼친 선수가 올스타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오는 15일 16년 만의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도 그렇다. 타격왕과 출루왕,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투수들이 올스타 명단에서 제외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감독 추천 선수를 포함한 올스타전 천제 출전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주 팬과 선수 투표로 드림(SSG, KT, 삼성, 롯데, 두산)과 나눔(키움, LG, KIA, NC, 한화) 올스타 베스트 12가 확정됐다. 그리고 감독 추천 선수까지 총 50명의 2023시즌 올스타가 결정됐다.
홈런 1위로 개인 통산 첫 MVP를 바라보는 SSG 최정. 한화의 도약을 이끄는 노시환. KBO리그 데뷔 시즌 절정의 활약을 펼치는 NC 에릭 페디 등 빼어난 퍼포먼스를 이어가는 선수 대다수가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14차례 올스타 선정으로 이 부문 현역 최다, 역대 2위에 올랐다. SSG 필승조 노경은은 데뷔 21년 만에 올스타로 선정되는 기쁨과 마주했다.

그러나 특급 활약을 펼쳤음에도 올스타로 선정되지 못한 선수도 있다. SSG 외야수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타율 0.333로 이 부문 1위다.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우타자로 듬직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스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LG 선발투수 아담 플럿코와 외야수 홍창기도 올스타로 선정되는 게 당연한 기록이다. 플럿코는 10승 1패 평균자책점 2.06으로 LG 고공 질주를 이끌고 있다. 특히 플럿코는 올스타 투표가 한창인 6월 5경기 3승 0패 평균자책점 0.84로 펄펄 날았는데 투표는 물론 감독 추천 선수에서도 선택받지 못했다.

홍창기도 출루율 0.447로 이 부문 1위인데 올스타가 아니다. 타율 0.326.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스탯티즈 참조) 2.83으로 이정후 외에는 홍창기보다 WAR이 높은 외야수가 없다.
평균자책점 2위 두산 라울 알칸타라 또한 사직구장에 초대받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알칸타라는 평균자책점(1.97)과 투수 WAR(3.58)에서 모두 2위다. 알칸타라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선발투수는 페디 뿐이며 WAR이 높은 투수는 안우진 뿐이다.

물론 ‘잘하는 선수’와 ‘팬이 보고 싶어 하는 선수’는 다를 수 있다. 그래도 이제는 KBO 올스타전도 투수와 타자가 전력으로 맞붙는다. 올스타전 이후 충분히 휴식기를 주면서 진검승부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작년 올스타전에서 이대호와 고우석의 정면승부는 명장면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최고 대 최고’의 대결이 성사되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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