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 했던가. 삼성이 온갖 안 좋은 일들이 겹치고 또 겹치면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그야말로 ‘악몽의 7회’였다.

삼성은 20일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과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7회초에만 6점을 내주며 무너졌고, 2-6으로 패했다.

충격이 꽤 클 수 있는 역전패다. 1회말 호세 피렐라의 선제 투런 홈런을로 먼저 앞섰다.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이 아쉽다. 2회말과 4회말, 6회말 득점권 기회가 있었지만, 적시타가 없었다.

그래도 막으면 이길 수 있었다. 마침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호투를 뽐내고 있었다. 5회까지 무실점이었고, 6회 희생플라이로 1점을 줬다.

문제는 7회다. 선두 이원석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김영웅이 잘 잡았고, 1루로 던졌는데 살짝 빗나갔다. 3루수 송구 실책이다. 임병욱과 김휘집을 2루 땅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2사 3루가 됐다.

송성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이 됐다. 실책으로 보낸 주자가 홈까지 밟은 셈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빅이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 이지영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이때 이재현이 포구 실책을 기록하고 말았다. 앞서 몇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뷰캐넌을 도왔던 이재현이 결정적인 순간 에러를 범했다.

이닝이 끝날 것이 끝나지 않았고, 2사 1,2루가 됐다. 힘이 빠진 뷰캐넌이 김준완에게 볼넷을 줘 만루에 몰렸고, 김혜성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2-4 역전이다. 결국 뷰캐넌은 여기서 교체됐다. 투구수가 116개에 달했기에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문용익이 올라왔다. 이정후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가 됐고, 대타 임지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줬다. 다음 이원석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1점을 또 줬고, 이원석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2-7로 벌어졌다. 완전히 경기가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또 있다. 부상도 삼성을 괴롭혔다. 유격수 실책이 나왔던 이지영의 타석. 2구째 커터에 이지영이 배트를 내다가 멈췄는데, 공이 배트에 맞고 굴절되면서 포수 강민호의 오른쪽 손목을 때렸다.

강민호는 그대로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고,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이상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뷰캐넌과 좋은 호흡을 보이던 상황. 갑작스럽게 김재성이 마스크를 쓰게 됐다. 뷰캐넌이 흔들렸고,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두 번째 투수 문용익도 수난을 겪었다. 볼넷과 폭투로 점수를 줬는데, 이원석의 강습 타구에 발을 맞았다. 끝까지 타구를 잡으려 뛰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올라왔고, 그대로 문용익을 내렸다. 세 번째 투수 김대우가 이닝을 끝내면서 길었던 7회가 마무리됐다.

젊은 내야수 이재현-김영웅의 실책으로 흐름이 넘어갔고, 강민호는 부상으로 교체됐다. 문용익도 타구에 맞았다. 악재가 중첩되면서 대거 6실점. 안 좋은 일은 홀로 오지 않았고, 그렇게 삼성이 이길 수 없었던 경기가 되고 말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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