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치바(일본)=장강훈기자]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이후로는 처음이네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가 공동 개최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이 15일 개막했다. 대회가 열린 일본 치바현의 이쓰미 골프클럽은 이른 아침부터 한·일 자존심을 건 선수들의 샷 대결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번 대회는 코리안투어 사상 최초로 파73으로 세팅됐다. 파5홀이 하나 더 있어서 장타자들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러프는 80㎜까지 길렀고, 전장이 긴 코스를 만들기 위해 기존 코스를 혼합해 토너먼트 코스로 세팅했다.
이쓰미GC 코스관리부 가나자와 카즈미 그린키퍼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대회가 열린다. 2016년부터 3년 동안 챌린지컵을 개최한 게 마지막”이라면서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개최 확정이후 개막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코스세팅과 그린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촉박한 시간보다 기온이 오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쓰미GC에는 고라이(고려) 잔디가 이식돼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농학자가 한국의 들잔디를 ‘조이시아 자포니카’로 학계에 발표했다. 들잔디는 생장속도가 느리고 추위에 약한 것을 개량한 게 고려잔디다. 가나자와 키퍼는 “일본 골프장은 대부분 고려잔디를 심어뒀다. 평균 기온이 25도 이상 올라야 잘자라는데, 올봄 일본은 기온이 낮고 흐린 날이 많아 잔디 생육이 더뎠다”고 설명했다.
액체형으로 된 비료를 뿌리는 등 프로대회를 치를 잔디로 만들기 위해 애썼고, 동,남,서 등 세 개 코스를 18홀로 바꿨다. 가나자와 키퍼는 “클럽 대표이사가 전장이 긴 홀을 원했다. 2번홀은 606야드(약 554m)에 이르고, 9번홀과 17, 18번홀도 550야드를 훌쩍 넘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동선 등을 고려해 전장이 긴 남코스 위주로 편성하면서도 9번홀(동) 18번홀(서) 등 기존 코스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 세팅했다”고 밝혔다.

이쓰미GC는 일본 대중골프장 중에서도 고객 만족도가 높은 골프장이다. 연습그린도 4개가 있고, 250야드에 이르는 드라이빙 레인지도 있다. 드라이빙 레인지는 잔디와 매트 타석을 모두 배치해 원하는 곳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드라이빙 레인지 옆에는 숏게임과 벙커 연습장이 따로 구비 돼 있다. 대회를 위해 특별히 만든 건 아니고, 기존 이용객에게도 무료로 개방하던 곳이다.
가나자와 키퍼는 “이용객들이 숏게임이나 벙커 연습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마침 드라이빙 레인지 옆에 자투리 공간이 있었는데, 심겨져 있던 나무를 제거하고 직접 만들어 개방했다”며 “토너먼트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이쓰미GC가 숏게임과 벙커 연습을 모든 이용객에게 개방하는 몇 안되는 골프장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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