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스페인 라리가에서 기량을 인정받은 이강인(마요르카)은 클린스만호에도 꼭 필요한 선수다.

이강인은 6월 A매치를 앞두고 A대표팀에 승선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2연전에 이강인을 포함하며 공격진의 최정예로 구성했다.

이강인은 24세 이하(U-24) 대표팀 자원이기도 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4 대표팀은 6월 중국 원정을 떠나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황 감독은 K리그 최정예 자원을 모두 선발했고, 유럽파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까지 호출했다. 정우영은 A대표 자원이기도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U-24 대표팀에 공격 옵션 하나를 양보했다. 그는 “황선홍 감독, 김은중 감독과 계속 대화한다. 프라이부르크 정우영이 빠졌는데 대화를 한 결과다. 정우영은 부상 선수가 생기면 A대표팀에 필요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 입장에선 이강인까지 중국에 동행했다면 최고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 감독은 지난 5월 소집에서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제 머릿속에는 구상이 있다. 다른 포지션에서의 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 같다. 일단 9월에 어느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교감해 이강인 본인이 잘 뛰고 좋아하는 포지션에 뛰게 할 생각”이라며 이강인 활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한 번도 U-24 대표팀에서 뛴 적이 없지만 황 감독은 스페인에서 맹활약한 이강인을 선발해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데려가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강인에게도 아시안게임은 꼭 가야 할 무대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이강인은 병역 혜택을 받고, 자유롭게 유럽에서의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다음해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려야 한다. 현실적으로 올림픽 메달보다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강인도 이 대회에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

문제는 이강인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시안게임까지는 이제 겨우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대회 직전 황선홍호에 합류해 동료들과 발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을 U-24 대표팀에 양보하긴 어렵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9월 A매치 기간이 있지만 이땐 이강인이 A대표팀이 아닌 U-24 대표팀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강인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번 2연전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도 이강인 활용법을 더 고민하고 모색해야 하는 입장이다. 정우영의 경우 대안이 있지만 이강인은 현재 대표팀에서도 특별한 캐릭터다. 손흥민과 이강인, 여기에 황인범 등과의 공존법을 뚜렷하게 찾기 위해서는 클린스만 감독도 페루, 엘살바도르전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까지만 해도 팀의 키플레이어는 아니었다.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선발과 교체를 오갔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선 기류가 달라질 수 있다. 성장세가 뚜렷하고 존재감이 확실한 이강인은 A대표팀에서의 입지를 넓혀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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