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친근하게, 현실적으로.’

일본 출신 오기노 마사지(53) 감독은 차기시즌 OK금융그룹의 3대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구단 최초 외국인 감독이자, 남자부 최초의 일본 감독이 된 그는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면서 현실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오기노 감독은 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현역 시절 일본 국가대표팀의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한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세 차례 참가한 바 있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오기노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한국과 맞대결을 펼쳤다. 그는 “국가대표팀에서 한국 팀과 많은 경기를 해왔다. 일본 대표팀과 한국 대표팀이 경기했을 때 접전도 많았고, 나는 일본 선수였지만 한국 선수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선수 생활에 임했다”고 떠올렸다.

오기노 감독은 2010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일본 리그 산토리 선버즈의 지뷔봉을 잡은 바 있다. OK금융그룹은 “한국 배구에 대한 이해도와 팀에 부족한 기본기와 수비 조직력을 채워 줄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며 선임 배경을 밝혔다.

OK금융그룹은 지난시즌 리시브 6위(효율 31.53%), 디그 7위(세트당 7.787개), 수비 7위(세트당 13.684개)로 수비 부문에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오기노 감독 역시 OK금융그룹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 좋은 팀들이 많다. 특히 수비가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는 OK금융그룹이 디펜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외적으로는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적극적인 ‘의사소통’ 또한 오기노 감독이 그리는 바다.

그는 “감독이라고 부르지 말자는 팀 내 규칙을 정했다. 여러분도 ‘오기상’이라고 불러주길 바란다. 그러면 더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항상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 있다. 문화는 다르겠지만 친근한 의사소통을 강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습 때 의사소통을 중시한다. 선수가 주체이고, 어려울 때 조언하는 게 감독 역할이다. 우리 팀에는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가 많다.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조언할 수 있는 감독이 되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현실적인 목표까지 덧붙였다. OK금융그룹은 간발의 차로 봄배구행 막차 티켓을 놓친 시즌이 많다. 지난시즌 역시 그랬다.

오기노 감독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당장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다. 지난시즌 간발의 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못 해서 선수단 내에서 아쉬워하는 마음이 크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한 시즌을 치를 것”이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떤 때에도 포기하지 않는 팀 컬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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