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공항=박준범기자] “목표한 건 다 이룬 것 같다.”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빅리그 수비수’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김민재(27)가 6일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지난해 여름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곧장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나폴리는 ‘철기둥’ 김민재를 앞세워 리그 최소 실점 1위(38경기 28실점)를 기록,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인 수비수가 빅리그를 누비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건 김민재가 처음이다.

그뿐 아니라 그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까지 품었다. 아시아 선수가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무대에서 최고 수비수에 이름을 올린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지난 5일 삼프도리아와 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빛나는 시즌’을 완성한 뒤 이날 가족과 한국 땅을 밟았다. 인천공항에는 100명이 넘는 팬이 김민재를 보기 위해 운집했다. 그의 나폴리 유니폼은 물론 축구국가대표팀과 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 유니폼을 들고 온 팬도 여럿 보였다. 김민재를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한 자리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귀국장에 등장한 김민재는 모자를 쓰고 간편한 복장으로 팬 앞에 섰다. 세리에A 우승 메달을 목에 걸고, 수비수상 트로피는 손에 직접 들고 나타났다. 김민재의 등장에 공항 내엔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일부 팬은 “KIM! KIM!(킴 킴)”을 외쳤다. 나폴리 팬은 현지에서 김민재를 향해 “KIM KIM”이라고 외치는 데 국내 공항에서도 재현된 것이다. 김민재는 세리에A 첫 시즌 소감으로 “(한 시즌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그래도 목표한 건 다 이룬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나폴리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김민재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그는 올 시즌 공중볼 경합 승리 2위(92회), 클리어링 4위(122회), 전체 경합 승리 10위(157회) 등 수비 관련 지표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패스 성공률도 91%를 기록, 빌드업을 중시하는 유럽 빅클럽의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김민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등의 영입 표적으로 떠올랐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인 맨유가 김민재 영입에 다가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가 이적할 경우 바이아웃은 4500만 유로(약 629억 원) 정도다. 다만 이 바이아웃은 7월1일부터 2주 동안만 한시적으로 발동된다.

무엇보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미 나폴리와 결별했고,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등 나폴리의 주축 멤버도 이적설에 휩싸여 있다. 이탈리아 매체 ‘갈치오 메르카토’는 ‘맨유가 김민재 에이전트와 몇 차례 만나 이적의 세부 내용을 협상했다. 남은 건 김민재가 최종적으로 맨유 이적에 서명하는 것뿐’이라고 적었다. 맨유 소식에 능통한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도 ‘김민재와 맨유의 협상이 거의 마무리됐다. 그가 나폴리를 떠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했다.

김민재는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오는 15일부터 3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소한다. 페루(부산), 엘살바도르(대전)를 상대하는 축구대표팀 6월 A매치 2연전에 뛰지 않는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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