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그래서 고객님은, 비기너(초급자)입니다.”

스윙 세 번이면 분석을 마친다. 실제로는 다섯 번 했지만, 의심 가득한 눈으로 스윙한 탓에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두 번 더 한 셈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에 해당하는 스윙 스피드를 가졌고, 공과 클럽페이스가 만나는 지점도 일정하다는 칭찬이 먼저 나왔다. 자사 제품이 아닌데도 현재 쓰고 있는 클럽이 매우 좋다는 쿨함도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스윙의 기본이 갖춰지지 않아 힘을 100% 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골프채를 잡은지 8년이나 됐지만, 스윙 다섯 번에 벌거벗겨진 기분이었다.

한국미즈노가 강남과 분당 등에 운영 중인 퍼포먼스 피팅센터를 찾았다. 지난 3월 브랜드데이 때 관계자로부터 “스윙 세 번이면 이른바 스윙 DNA를 모두 분석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 프로선수라면 모를까, 아마추어, 특히 백돌이는 세 번의 스윙을 일관되게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관계자는 자신있어했다.

강남점에서 만난 박민수 피터는 “일관된 서비스를 위해 다른 고객과 똑같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여서 더하거나 빼지 않겠다는 얘기다. “한국미즈노 피팅센터는 클럽 판매를 위해 감언이설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자사제품이 아니어도 고객이 자신의 스윙에 맞는 클럽을 사용한다면 굳이 클럽을 바꾸라는 얘기도 하지 않는다. 박 피터는 “피팅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이 많다. 사람마다 체형과 유연성, 근력이 다르다. 힘을 쓰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써야 플레이를 ‘즐겁게’ 이어갈 수 있지 않나. 피팅센터는 그 길을 찾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클럽을 강매할 이유도, 타사 제품을 깎아내릴 이유가 없는 곳이라는 설명이 따라붙었다.

박 피터는 골프클럽의 제작원리를 꽤 자세히 설명했다. 가진 힘과 스윙스피드 등에 따라 헤드 크기가 다른 이유는 꽤 흥미로웠다. 모든 골프클럽에 따라붙는 ‘최적의 관성모멘트’에 비밀이 담겨 있다. 관성모멘트는 ‘질량×길이의 제곱’인데, 샤프트를 만들지 않는 제조사로서는 헤드에 기술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아이언 헤드가 캐비티, 블레이드, 머슬백 등으로 구분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클럽 길이는 샤프트길이가 아닌 헤드까지 길이다. 샤프트가 긴 채는 제어하기 어려우므로 힘이 약한 초보자는 긴채를 쓸 수 없다. 그래서 헤드 크기를 다르게 하는 것”이라는 박 피터의 설명은 쉬운 물리학 교양 강의를 듣는 듯했다.

클럽에 대한 개념을 파악했으니, 현재 쓰고있는 용품이 내 몸에 맞는지를 테스트해야 할 차례. 간단히 몸을 풀었더니 미즈노 샤프트 옵티마이저 3D가 부착된 클럽을 건네줬다. 샤프트에 측정장비를 부착해 고객이 쓰고 있는 클럽과 같은 스펙으로 세팅한 피팅용 채였다. 스윙을 분석하는 옵티마이저와 볼을 추적하는 트랙맨으로 다면분석을 했다. 스윙은 딱 다섯 번이면 충분했다.

박 피터는 “골프스윙은 일명 ‘로딩 에어리어’가 있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순간을 뜻하는 말”이라며 “옵티마이저는 스윙에 시동을 거는 순간을 찰나의 타이밍을 포착해 골퍼가 힘을 어떻게 쓰는지를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스윙은 전환동작이 있다. 의식적으로 조정하지 않는 이상, 힘을 쓸 때 동작은 바뀌지 않는다. ‘스윙 세 번이면 분석이 끝난다’는 자신감은 사람들의 습관을 패턴화하는 미즈노만의 독자 기술에서 나온 셈이다.

물론 헤드스피드와 스윙템포, 임팩트 때 헤드 앞부분이 지면으로 휘어지는 양, 샤프트가 공을 보내려는 쪽으로 휘어지는 양, 샤프트 기울기, 헤드와 공이 만나는 각도 등 아홉가지 분석이 동시에 이뤄진다. 한 번의 스윙을 마치면 데이터가 피터에게 자동 전송되고, 이를 토대로 몸에 맞는 헤드 타입과 그에 따른 샤프트 강도, 무게 등을 추천한다.

박 피터는 “피팅은 내게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교환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공이 멀리 똑바로 날아가야 골퍼가 골프에 흥미를 잃지 않는다. 몸에 맞는 클럽을 사용하면 부상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초급자 때 피팅을 통해 몸에 맞는 클럽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기술이 향상되고 힘이 붙거나 줄어도 만족스러운 클럽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피팅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즈노 샤프트 옵티마이저 3D 분석과정은 스포츠서울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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