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이대훈(31)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치가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이 코치는 3일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진행 중인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WT 선수위원 투표에서 셰이크 시세(코트디부아르)와 남자 선수 위원에 뽑혔다. WT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코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선수위원 후보로는 남자 6명, 여자 3명이 출마했다. 여자 위원으로는 우징위(중국)와 캐서린 알바라도(코스타리카)가 당선됐다. 지난해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회에서 뽑힌 2명에 이 코치 등 당선자 4명을 더해 6명의 선수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이란의 사자드 마르다니는 자기소개와 당선 시 공약 등을 담은 팸플릿을 선수에게 나눠주는 등 남자 선수위원 선거는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현역시절 다른 선수가 먼저 다가와 사진촬영 요청을 할 정도로 기량과 스타성 등 두루 인정받은 이 코치는 선수들이 계체하러가는 길목에 서서 조용히 눈인사하는 전략으로 이번 선거에 임했다.

이대훈은 “계체를 하고 경기에 들어갈 때까지 순간이 선수에게 가장 민감할 때다. 최대한 요란스럽지 않게 (선거운동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 시절) 올림픽 때 (팸플릿을 돌리며) 요란하게 하면 싫어한다고 (다른 선수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나 역시 그런 선수에겐 (선수위원으로) 투표 안 했던 것 같다”고 웃더니 “핀도 주효했다. 한국에서 1200개 만들어서 반 이상 가져왔는데, 사진 찍자고 다가올 때 나눠줬다. 올림픽 같은데서 핀 교환하는 거 좋아하지 않느냐. 얼굴 사진이 들어가 있는 세 버전으로 만들었는데, 여기 온 꼬마들이 다 모으려고 자주 다가오고 좋아하더라”고 만족해했다.

선수위원으로 하고 싶은 것엔 “선수들이 경기 뛸 때 사소한 거라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의미 있을 거 같다. 계체장에 체중 많이 감량하는 선수가 있는데 힘든데 바닥에 앉아 기다린다. 그런 부분이라도 건의해서 의자를 많이 놓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장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방문했다. 바흐 위원장은 조정원 WT 총재와 함께 이대훈, 시세 등 선수위원 당선자를 비롯해 배준서(23·남자 58㎏), 강상현(21·남자 87㎏), 박태준(19·남자 54㎏) 등 이번 대회 한국 금메달리스트 선수를 만나기도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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