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청라=장강훈기자] 프로선수도 꿈 많은 20대 젊은이자 MZ세대다. 정윤지(23·NH투자증권)도 다르지 않다. 하루에 버디를 9개나 잡아냈는데, 그 동력을 ‘좋아하는 가수 공연’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정윤지는 2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파72·67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9개와 보기1개를 바꿔 8타를 줄였다. 64타는 대회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다.

2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정윤지는 4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바운스백했다. 8번홀부터 10번홀까지 3연속버디로 기세를 올리더니 12번홀 징검다리 버디에 이어 15번홀부터 마지막홀까지 4연속버디로 원맨쇼를 펼쳤다. 전날 공동 13위 그룹에서 단독 선두(11언더파 133타)로 단숨에 올라섰다. 2위 이소영이 8언더파(오후 3시 30분현재)여서 격차도 꽤 벌어졌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2라운드를 마친 정윤지는 “오랜만에 잘 쳐서 정말 기분 좋다. 지난주 타이틀 방어전(E1 채리티 오픈)이었지만 예선 탈락 후 전환점이 생겼다. 어떤 계기로 생각을 바꿨더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가수 태민(샤이니)의 팬인 정윤지는 E1 채리티 오픈에서 아쉬운 성적을 낸 뒤 기분전환 겸 팬미팅에 다녀왔다. 태민의 공연을 보면서 뇌리를 치는 듯한 임팩트를 느꼈다. 정윤지는 “태민의 공연을 보면서 내가 우승했을 때 생각이 나더라.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공연을) 준비했을까 싶더라.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와 올해 내가 뭐가 다른지를 고민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프로는 프로를 알아보기 마련이다. 이 중에서도 이른바 ‘톱을 찍어본 사람’은 그 과정에 담긴 땀의 가치와 성공했을 때 받는 보상의 깊이를 알고 있다.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다. 정윤지도 좋아하는 가수 공연을 보면서 나태해지지는 않았는지, 작은 것 하나를 허투루 넘긴 것은 아닌지 돌아봤다. 그 결과가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으로 돌아온 셈이다.

물론 가야할 길이 멀다. 그는 “지난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였다가 최종라운드에서 무너졌다. 나흘 경기는 체력면에서 부담이 확실히 크다. 이겨내야 한다. 우승하고 싶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린 스피드가 조금 느린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대회를 치른 것과 비슷한 조건이어서 해볼 만하다는 게 정윤지의 생각이다.

그는 “샷 실수가 조금씩 있는데, 이부분을 보완해서 남은 이틀도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인터뷰를 마친 정윤지는 연습그린과 드라이빙 레인지를 오가며 흔들리던 샷감 회복에 열중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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