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시간 참 빠르다.”

FC서울과 임대 계약 종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는 씩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5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서울 1-0 승) 직후 취재진과 만나 “내가 온 지 벌써 5개월이 됐다.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첫 번째 목표는 서울이 높은 위치에서 경쟁하고 이기는 습관이 들게 하고 상대에 무서운 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미래는 남은 경기 다 소화하고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에 입단한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 임대로 뛰다가 부진한 뒤 올 초 서울과 단기 임대 계약을 맺었다. 올여름 유럽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K리그에서 폼을 끌어올리면서 재기를 모색하겠다는 의지가 따랐다.

프로로 데뷔한 성남에서 사제 연을 맺은 안익수 감독과 서울에서 재회한 황의조는 믿음을 얻으며 14경기(선발 12회)를 뛰었다. 다만 공격 포인트는 2골 2도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여름 유럽에서 이적 절차가 늦어져 제대로 몸만들기에 실패한 여파가 지속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국가대표답게 수준 높은 연계 플레이와 기회 창출로 서울 공격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안 감독이 지향하는 빌드업 색채에서 최적의 원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전방에서 볼을 잘 지탱해 주니 나상호, 윌리안, 임상협 등 윙어의 득점력도 살아나고 있다. 가뜩이나 또다른 원톱 자원 일류첸코가 컨디션 저하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가운데 황의조에게 의존하는 게 크다.

그런 만큼 안 감독도 황의조 거취 얘기에 “누구든 빅리그에 가고 싶어 하지 않겠느냐. 선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물론 (남으리라는) 기대 심리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선수에게 부담을 주는 건 행복을 빼앗는 것”이라며 황의조의 선택을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의조의 원소속팀 노팅엄은 29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2022~2023시즌 EPL 최종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승점 39(11승6무21패)를 기록, 16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중반 강등권에서 경쟁했지만 최종전을 앞두고 EPL 잔류를 확정했다.

황의조는 앞서 “노팅엄의 결과를 챙겨보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 영어 과외를 받는 등 EPL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이다. 그는 “노팅엄이 잔류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일단 (서울과 계약이) 끝나는 시기에 에이전트와 잘 얘기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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