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윤세호기자] 투수에게 팔꿈치 혹은 어깨 수술은 숙명과도 같다. 커리어가 쌓인 베테랑이라면 특히 그렇다. 언젠가는 신체적 한계와 마주하며 수술대에 오른다. 그리고 재활을 거쳐 다시 커리어를 이어간다. 이는 한미일 구분 없이 거의 모든 투수들이 겪는 일이다.

KIA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 양현종(35)은 예외다. 프로 17년 커리어 동안 단 한 번도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해 팔꿈치 혹은 어깨에 수술자국이 없다. 그리고 철인의 몸을 앞세워 누구보다 꾸준했다.

쉬는 시즌 없이 매년 마운드에 올랐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에 진출한 2021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100이닝 이상을 기록했다. 이렇게 극한의 내구성과 꾸준함을 앞세워 역대 다승 부문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현종은 27일 광주 LG전에 선발 등판해 102개의 공을 던지며 6.2이닝 7안타 4사구 2개 3탈삼진 3실점으로 개인 통산 162승 고지를 밟았다. KIA는 6-3으로 LG에 승리했고 이제 양현종은 정상 송진우(210승)을 바라본다.

선발승 기준으로는 정상이 더 가깝다. 양현종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160승으로 163승의 송진우에 3승 차이로 접근했다. 올시즌 내로 역대 최다 선발승이 가능하다. 이닝 부문에서는 2212.2이닝으로 역대 3위에 자리하고 있는 양현종이다.

선발투수 혼자 승리를 만들 수는 없다. 이날도 KIA는 양현종 다음 투수로 등판한 최지민이 7회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홀드를 기록했다. 최지민 다음으로는 정해영이 등판해 승리를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박찬호가 5타수 2안타 1타점, 소크라테스가 5타수 3안타, 김선빈이 4타수 2안타 1볼넷, 최형우도 희생플라이 1타점과 2볼넷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KIA는 시즌 전적 20승 21패가 됐다.

선취점부터 KIA가 뽑았다. KIA는 1회초 이우성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후 소크라테스가 우전안타를 날려 1사 1, 3루가 됐다. 그리고 최형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0으 만들었다.

LG는 2회초에 반격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중전안타, 1사 1루에서 박동원이 2루타를 날려 1사 2, 3루로 흐름이 이어졌다. 찬스에서 김민성의 3루 땅볼에 3루 주자 김현수가 태그아웃됐지만 박해민이 적시 2루타를 터뜨려 1-1 동점이 됐다. 계속된 2사 2, 3루에서 홍창기의 2타점 중전적시타로 3-1로 LG가 달아났다.

4회말 KIA도 대타 카드가 적중하며 3점을 뽑아 역전했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후 김선빈의 우전안타, 1사 1, 2루에서 변우혁의 우전 적시타가 나왔다. 그리고 한승택 대신 이창진을 기용했고 이창진은 2타점 2루타를 쏘아올렸다.

4-3으로 역전한 KIA는 추가점을 통해 조금씩 더 달아났다. 5회말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우전안타로 출루한 후 1사 2루에서 김선빈의 적시 2루타로 5-3을 만들어 상대 선발투수 김윤식은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6회말에는 이창진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김호령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찬스에서 박찬호가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6-3이 됐다.

7회초도 이날 경기 포인트였다. 양현종이 정주현에게 중전안타, 박해민에게 볼넷를 범해 1사 1, 2루가 됐다. 그런데 2루 주자 정주현이 3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됐다. 사인 전달 과정에서 미스가 나온 것으로 보이는 플레이였는데 이로 인해 흐름이 바뀌었다.

양현종은 홍창기에게도 볼넷을 범해 2사 1, 2루에서 이날 투구를 마쳤다. 그리고 최지민이 등판해 실점을 피했다. 최지민은 첫 타자 문성주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2사 만루가 됐지만 오지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양현종의 승리 요건을 지켜냈다.

이후 KIA는 최지민이 8회초까지 막고 9회초 정해영이 등판해 천신만고 끝에 시즌 6세이브째를 기록했다.

반면 LG는 선발투수 김윤식이 4.1이닝 5실점으로 2패째를 당했다. 선발대결에서 밀렸고 7회초, 그리고 9회초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3연승에 실패했다. 시즌 전적 29승 16패 1무. 승률 0.644로 단독 1위는 유지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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