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선발 야구’가 된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28)가 마지막 퍼즐조각을 완성했다. 롯데가 견고한 마운드로 타선 반등을 이끌었다.

반즈는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히 틀어막았다. 볼넷은 1개를 내줬고, 삼진 5개를 솎아냈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까지 측정됐다.

움직이는 볼끝을 지닌 반즈는 타격 사이클이 저점을 찍은 키움 타선을 손쉽게 요리했다. 몸쪽 깊숙이 찔러 들어가는 속구에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키움 타선의 예봉을 피했다. 몸쪽 슬라이더 이후 날아드는 몸쪽 투심 패스트볼에 키움 타선이 배트를 내밀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만큼 볼끝 움직임이 좋다는 뜻. 지난 21일 사직 SSG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한 경기력을 다시 회복하는 인상이다.

전날 댄 스트레일리가 6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날 반즈도 6이닝 무실점 활약해 외국인 투수 두 명이 12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올해 1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나균안에 박세웅도 회복세를 보여 롯데는 마운드에서 부족한 퍼즐을 모두 뀄다. 들쑥날쑥하지만, 안정감있게 투구하는 한현희를 더하면 5인 로테이션이 물샐 틈 없이 돌아가는 셈이다.

프랜차이즈 최초로 4연속시즌 10홀드-10세이브를 합작한 고승민-김원중 듀오가 8,9회를 확실히 책임지는 가운데 김도규와 김진욱도 만만치 않은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선발이 5회까지만 최소실점으로 버텨내면 승리를 노려볼 만한 투수력을 갖춘 셈이다. 살짝 부족한 게 선발진의 꾸준함이었는데, 두 명의 외국인 투수가 궤도에 진입하며 고민을 지워냈다.

이날 경기에서도 반즈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속전속결로 이닝을 먹어치우자 롯데 타선이 7회초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선발 투수가 야수들의 수비시간을 최소화하고, 리드미컬하게 경기를 풀어내면 선순환이 이뤄진다. 짧은 시간 집중해 수비하면 체력과 집중력을 타석에 투영할 수 있다.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집중력이 남아있어,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다. ‘타선이 반등할 시간을 벌어주는 게 선발투수의 역할 중 하나’라는 말이 생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발진이 3연속경기 19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자 롯데도 3연승 휘파람을 불며 선두권 추격을 이었다. 봄이 지나면 기세가 사그라들 것이라는 일부 의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경기를 치를수록 단단해지고 있는 롯데다. 1만6000석을 가득 채운 롯데팬은 고척돔을 또 하나의 대형 노래방으로 바꿔놓았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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