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윤세호기자] 완벽한 마무리는 아니었다. 박동원의 홈런으로 리드폭을 넓히면서 유영찬에게 경험을 부여하고 박명근의 연투를 피하려 했다. 하지만 수비 실책으로 위기에 몰렸고 박명근을 투입하고 말았다. 그래도 리드를 지키며 승리한 만큼 박명근이 또 한 번의 경험을 쌓은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LG 염경엽 감독이 박명근의 과감한 모습을 칭찬하며 멋진 신인왕 경쟁을 펼치기를 바랐다.

염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전날 경기를 돌아봤다. 염 감독은 9회말 추격을 허용한 것을 두고 “영찬이가 못한 것보다 주현이가 아쉬웠다. 주현이가 지환이를 다이빙하게 만들면 안 됐다. 자신에게 타구가 오니까 오케이 소리지르고 대시해서 빨리 처리하면 됐다. 그리고 갑자기 오스틴도 넘어지면서 상황이 꼬였다. 급하게 던지며 에러도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LG는 9회말 5-1 4점차 리드에서 유영찬이 등판했다. 유영찬은 첫 타자 이우성을 삼진으로 잡은 뒤 류지혁에게 볼넷, 박찬호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사 1, 2루가 됐다. 소크라테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 2사 2, 3루,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뒀다.

하지만 최형우를 상대로 염 감독이 말한 에러 상황이 나오면서 실점했다. 정주현의 송구 에러로 2, 3루 주자가 모두 득점했고 2사 1루에서 유영찬을 내리고 박명근이 등판했다. 박명근은 2점차 리드를 지키며 세이브를 올렸다.

염 감독은 “영찬이에게 9회에 나와서 경기를 마무리하는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실 2사 2, 3루에서 최형우를 상대로 명근이를 쓸까 생각도 했다. 원래대로라면 한 타이밍 빠르게 명근이를 넣는 게 맞다. 비록 영찬이는 좋은 경험을 못했지만 그래도 명근이가 또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제구가 안 됐어도 체인지업을 구사한 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염 감독은 “명근이가 정말 과감한 것은 우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던지는 것이다. 코칭스태프에서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은 전혀 얘기를 안 했는데 스스로 던지고 있다. 그만큼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과감히 실행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염 감독은 박명근이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필승조로 활약하면서 신인왕 경쟁에 임하는 것을 두고 “좋은 경쟁하기를 바란다. 당연히 감독인 내 심정으로는 명근이가 신인왕이 됐으면 좋겠다. 시즌 후 상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팀 성적도 좋아진다. 그리고 선수가 상을 받으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전날 LG는 박명근과 함덕주가 등판하면서 이미 연투에 임했다. 둘 다 이날 게임조에서 빠진다. 불펜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염 감독은 이날 불펜 운영에 대해 “지금과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고우석, 이정용, 백승현이 없는 게 아쉽다. 한 편으로는 셋이 돌아오면 우리 불펜 뎁스가 그만큼 좋아진다”며 “오늘은 세이브 상황이 되면 베테랑들이 잘 해주기를 바란다. 김진성이나 진해수가 마지막에 나올 수 있다. (정)우영이는 익숙한 상황에서 내보낼 것이다. 오늘은 불펜을 잘 써야하는 날이다. 끼워넣기를 잘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LG는 홍창기(지명타자)~문성주(우익수)~오지환(유격수)~오스틴(1루수)~김현수(좌익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김민성(2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김윤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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