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문학=윤세호기자] SSG의 팀 컬리는 신구조화다. 베테랑들이 시계를 거꾸로 돌리듯 전성기를 길게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 신예들이 성장한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2시즌 야수진에서 최정, 최지훈, 박성한, 한유섬, 추신수, 김강민, 전의산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마흔이 넘은 추신수와 김강민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 구실을 하고 최지훈과 박성한은 매일 성장하며 센터라인을 지켰다. 최정은 늘 그랬듯 리그 최고 3루수로 활약했고 새 얼굴 전의산이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투수진도 그랬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에이스 김광현이 기둥이 됐고 베테랑 노경은, 이태양이 자리를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윌머 폰트와 숀 모리만도 외국인투수 두 명도 임무를 완수한 가운데 신예 오원석과 최민준이 성장곡선을 그렸다.
올시즌 SSG가 내부적으로 세운 계획도 비슷하다. 외국인선수가 모두 교체됐고 이태양이 FA로 이적했지만 여전히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마무리투수 서진용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는 가운데 노경은과 고효준 두 최선참 투수가 필승조로서 뒷문을 지킨다. 그리고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최민준이 성장하면서 불안요소로 보였던 불펜이 최고 장점이 됐다.

SSG는 지난 25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2.35로 이 부문 1위에 자리했다. 2위 NC의 3.47과 1.00 이상 차이난다. 선발진에도 젊은피의 활약이 보인다. 약 두 달 동안 외국인투수 한 명이 없었고 4월초 김광현도 한 차례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송영진이 4월 깜짝 활약을 펼쳤다. 오원석도 도약해 선발진이 유지됐다.
아쉬운 부분은 야수진이다. 최정이 올해도 3루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고 외국인타자 기에르모 에레디아도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친다. SSG의 현재이자 미래인 최지훈과 박성한도 부침은 겪었지만 정상궤도에 올랐다.
그런데 한유섬과 추신수 두 베테랑이 좀처럼 자신의 모습을 찾지 못한다. 25일까지 한유섬은 타율 0.197 OPS 0.556, 추신수는 타율 0.202 OPS 0.639에 그쳤다. 지난해 한유섬은 타율 0.264 OPS 0.851, 추신수는 타율 0.259 OPS 0.813을 기록했다. 리드오프와 클린업을 맡아줄 두 베테랑이 고전하니 화력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LG와 정상대결 패인도 타격에 있었다. 지난 23일과 25일 경기에서 화산처럼 폭발하는 LG 타선을 쫓아가지 못했다. 한유섬이 25일 경기에서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린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라인업 무게감부터 차이가 컸다. 타자친화형구장인 SSG랜더스필드 경기인데 화력에서 밀려버렸다. 추신수, 한유섬이 반등해야 정상 라인업이 완성되는 SSG다.

SSG 김원형 감독은 두 베테랑에 대한 신뢰부터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인내를 해야할 것 같다. 선수들이 훈련은 물론 타격코치와도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며 “유섬이의 경우 심적인 부담도 많이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스스로 자꾸 뭔가를 하려는 모습이 보이는데 결국 이 선수들이 해줘야 팀 타선이 좀 더 활발해진다”고 밝혔다.
시즌은 길다. 아직 100경기 가량이 남았다. 추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시즌 초반보다는 중후반에 강했다. 한유섬도 통산 성적을 보면 전반기 OPS(0.866)보다 후반기 OPS(0.876)이 근소하게 높다. 두 베테랑이 타선의 톱니바퀴를 맞출 때 SSG도 2연속 통합우승을 향해 전력질주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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