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맏언니’의 저력이다. 지은희(37·한화큐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치퀸’임을 입증했다.

지은희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섀도 크리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달러) 조별리그 첫날 마틸다 카스트렌(핀란드)을 3홀 차로 제압했다. ‘디펜딩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를 위한 시동을 건 셈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선수 최고령(36세17일) L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6승째.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최고령 기록 경신과 2연속시즌 우승을 한번에 잡을 수 있다. LPGA투어 매치플레이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와 같은 방식으로 치른다. 64명이 출전해 4명씩 16개조로 나눠 리그전을 치른다. 각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하고, 단판승부로 8강, 준결승, 결승으로 이어진다. 조별리그에서는 무승부나 패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16강전부터는 전승해야 우승할 수 있다.

지은희는 린 그랜트(스웨덴) 매디 저리크(캐나다)와 한 조로 편성됐는데 이들은 이날 비겼다. 첫날부터 조 선두로 나서 대회 2연패 청신호를 켰다.

“샷감이 썩 좋지는 않았다”고 밝힌 지은희는 “카스트렌의 컨디션이 조금 더 안좋아서 이겼다”고 자세를 낮췄다. 2번홀에서 리드를 잡은 지은희는 “리드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샷감이 안좋아도 세이브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추격당하기도 했지만 자신있게 쳤다. 어려운 위치에 있는 핀을 이용하려고 노력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섀도 크리크GC는 까다로운 곳이다. 지은희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코스”라면서도 “지난해 잘했던 기억이 있고, 볼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계속 긴장하면서 남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인 선수 맞대결로 관심을 끈 신지은-안나린 대결에서는 LPGA투어 베테랑 신지은이 3홀 차로 이겼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안)나린이가 보기를 했지만 엎치락뒤치락했다. 둘 다 계속 버디를 하면서 라운드를 소화해 즐거운 하루였다. 내가 실수를 덜해서 나린이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은은 “매치플레이는 멘탈게임”이라며 “버티는 게 중요한데, 오늘은 내가 잘 버텼다. 첫 경기 승리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도 내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꿋꿋하게 버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은은 소피아 슈버트(미국)와 비겼고, 김세영은 젠베이윈(대만)에게 3홀 차로 졌다. 신인상 부문 선두를 달리는 유해란은 린지 위버-라이트(미국)에게 두 홀 차로 패했고, 같은 조의 김아림은 프리다 시널트(스웨덴)에게 3홀 차로 경기를 내줬다. 홍예은도 브룩 헨더슨(캐나다)에게 3홀 차로 밀려 첫 경기 패배를 떠안았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