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이제는 다음 행선지에 눈길이 쏠린다.

김민재(26·나폴리)는 지난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33라운드 우디네세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80 고지에 오른 나폴리는 남은 5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2위 라치오(승점 65)를 제쳤다.

33년 만에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나폴리는 지난 1986~1987, 1989~1990시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데, 당시 활약했던 선수가 2020년 세상을 떠난 레전드 디에로 마라도나다. 통산 3번째 리그 우승이자 마라도나 이후 처음으로 터뜨린 우승 축포에, 나폴리는 축제 현장을 제대로 즐겼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페네르바체(튀르키예)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괴물’ 김민재는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는 과거 AC페루자에서 뛰었던 안정환(은퇴)을 비롯해 베로나에서 뛴 이승우(수원FC)에 이어 한국 선수 중 세 번째로 세리에A 무대에 입성했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고, 단숨에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매 경기 주축 선수로 그라운드를 지켰다. 김민재는 리그 33경기 가운데 32경기에 선발 출전해 29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지난시즌까지 나폴리 수비의 축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로 떠난 자리에 김민재가 들어섰다. 공백을 십분 메운 것은 물론 그 이상의 활약으로 쿨리발리의 향기를 완전히 지웠다.

기록도 화려하다. 김민재는 리그 경기당 91%의 정확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 1.6개의 태클 성공과 경기당 3.5회의 클리어를 성공했다. 이런 김민재의 활약에, 나폴리는 최저 실점(23골)으로 단단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한국 축구 역사에도 빛나는 이름을 새겼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김민재가 세 번째다. 첫 번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뛴 박지성이고,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우승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두 번째인데, 수비수로는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 직후 김민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가 이탈리아 챔피언이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해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체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AFP통신은 “김민재는 나폴리 입단 초기엔 의문 부호가 달렸지만 지금은 팬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수”라며 “올시즌 나폴리가 보여준 수비력에는 김민재의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엄청난 활약으로 김민재는 시즌 도중 이적설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EPL 맨체스터 시티를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토트넘 등의 ‘빅클럽’들이 김민재를 원한다는 소식이 현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특히 EPL 맨유와 강하게 연결됐다.

날이 갈수록 몸값이 치솟는 모양새다. 축구선수의 시장 가치를 다루는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김민재의 이적료는 현재 5000만 유로(약 731억 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다시 맨유 이적설이 불거졌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의 7일 보도에 따르면 맨유가 6000만 유로(약 878억 원)를 준비하고 있다. 이 매체는 “나폴리에 김민재 경고가 울렸다. 영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나폴리는 맨유가 6000만 유로를 제안할 준비가 된다면, 김민재의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나폴리가 책정한 바이아웃 금맥은 6000만 유로로 7월1일부터 15일까지 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올시즌을 끝으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가 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그 자리에 김민재를 원한다는 게 현지 매체의 보도다.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톱 클래스’가 된 김민재의 차기 행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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