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기자] 농구스타 우지원이 뮤지컬 배우로 변신해 화제다.

우지원은 오는 25일 로운아트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어게인! 여고 동창생’에서 농구선수 우지원 역으로 첫 무대에 선다. 극중 고교시절 농구 천재에서 모델이 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우월한 기럭지를 뽐내며 숨겨둔 장기인 춤과 노래를 동시에 선보인다.

뮤지컬 배우 박해미가 연출을 맡은 뮤지컬 ‘어게인! 여고 동창생’은 중년이 된 동창생들이 모여 밴드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추억과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댄스가수 김완선, 신스틸러 황석정, 하은섬(김나윤), 최수형, 김재만, 강대수 등과 함께 한다.

‘복면가왕’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해본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노래와 춤은 처음이라 긴장된다는 우지원을 로운아트홀에서 만났다.

첫 뮤지컬 도전은 뮤지컬 디바 박해미의 러브콜로 성사됐다. 우지원은 “박해미 연출께서 제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얘기한 걸 기억하고는 직접 연출하는 뮤지컬에 출연을 제안했다. 그냥 하시는 말씀인줄 알았는데 모임에 나가보니 진짜였다”면서 “배우를 꿈꾸며 연기 연습도 하고 드라마에 작은 배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뮤지컬은 생각지도 못했던 장르다. 처음에는 못하겠다고 했는데 박해미 연출께서 패션쇼 신에서 런웨이만 걸으면 된다고 해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런웨이만 걸으면 되는 캐릭터였다가 연습이 진행되면서 넘버도 춤도 늘어나고 있다. 창작극이다보니 대본이 계속 수정되는데 일주일 후에 가면 해야할 노래와 춤이 생겨 있다는 것.

우지원은 “일이 커졌다”며 “특히 춤 추는 장면이 늘어나 안무 감독님이 걱정하고 계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노래도 노래지만 진짜 못하는 게 춤인데 다른 배우분들께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너무 걱정되다 보니 이제는 헬스를 하다가도 춤 연습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1990년대 농구계의 아이돌로 군림하다 2010년 은퇴 후 지도자와 방송인을 겸업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기에 대한 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그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연기를 했는데 배운 적이 없으니 당연히 바보같이 했다. 운동할 때도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있는데 내 연기를 보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16년부터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계속 도전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주변에서는 우지원과 연기는 안어울린다고 관두라지만 그만둘 마음이 없다. 2020년 MBC 4부작 미니시리즈 ‘미쓰리는 알고있다’에서 관리소장 역을 했고, 오는 5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것’에도 출연한다.

우지원은 농구 꿈나무를 육성하는 우지원 농구아케데미를 13년째 운영 중이다. 또 본인 이름을 건 유소년농구대회를 여는 등 은퇴 후에도 농구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지원은 “제가 연기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다들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연기가 나에게 맞는지 정말 내가 원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어봐도 그 때마다 제 마음의 대답은 연기를 원했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영화 ‘리바운드’를 감명깊이 봤다. 리바운드는 들어가지 않은 공을 다시 잡는 것. 들어가라고 던진 공이 안들어가면 다시 기회를 얻기 위해 리바운드를 해야 한다. 우리의 인생도 누구나 성공할 수 없다. 크든 작든 넘어지고 쓰러진다. 포기하지 않고 리바운드를 잡으면 기회가 생긴다. 지금은 뮤지컬이 제 인생의 리바운드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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