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승리를 지킨 기쁨 만큼이나 떨어진 구속에 대한 근심이 커 보였다. 좋은 결과가 나온 만큼 아쉬운 부분은 나중에 생각할 수 있지만 구위를 되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22) 얘기다.

비를 맞으며 진행된 연장혈투에서 2이닝 호투를 펼쳤다. 정해영은 28일 잠실 LG전 10회말 등판해 11회말까지 25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 2안타 0볼넷 무실점으로 이날 경기 승리투수가 됐다. 4시간 14분이 걸린 긴 경기에서 정해영은 11회초 이창진이 희생플라이로 올린 점수를 지켜내며 3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정해영은 “일단 이겨서 좋다. 힘든 경기였는데 승리했다”며 “운이 좋은 경기였던 것 같다. 잘 맞은 타구들이 있었는데 수비 정면으로 갔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래도 구위가 이전보다는 올라와서 수비로 향하는 타구도 나오는 것 같다. 좋아지고 있다는 마음을 먹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 동안 정해영은 속구 평균구속 140㎞ 중반대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었지만 수준급 구위를 앞세워 뒷문을 지켰다.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개인 통산 69세이브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다만 올시즌 들어 떨어진 구속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속구 평균 구속 140㎞ 초반대가 찍히고 있다.

정해영은 “솔직히 나 뿐이 아니라 우리 팀 형들도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모두가 나를 걱정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많은 분들이 나를 신경 써준다는 생각도 든다. 좋았을 때 영상도 꾸준히 보면서 어떻게든 예전 모습을 찾으려고 한다. 최대한 빨리 좋았을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누구보다 어린 나이에 빠르게 세이브를 쌓고 있지만 숫자보다는 자신의 투구를 다시 펼치는 게 중요하다.

정해영은 “세이브 숫자나 구단 통산 최다 세이브 같은 것은 전혀 생각도 못한다.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우리팀 불펜이 다 좋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맞는다. 그래서 더 빨리 내 컨디션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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