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인도네시아가 국제 축구계에 엄청난 민폐를 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30일(한국시간) 올해 5월20일부터 6월11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최국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개최국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의 개최권을 박탈하는 것은 확정됐다. FIFA는 조만간 새 개최국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인도네시아는 이스라엘의 참가를 반대하며 시위에 나섰다. 설상가상 대회가 열리는 발리 지역 주지사가 이스라엘 경기가 발리에서 열리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며 31일 열릴 예정이었던 조 추첨식마저 무산됐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19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가 사상 최초로 U-20 월드컵에 진출권을 획득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는 국제 관계, 혹은 종교 때문에 이스라엘의 참가에 반대기를 걸었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팔레스타인에 외교 지원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사실상 유대교를 국교로 하고, 팔레스타인과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다. 인도네시아가 이스라엘의 참가를 막아선 이유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협의에 나섰지만 끝내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고, 개최국을 변경하기로 했다. FIFA는 축구에 종교, 정치 등 다른 가치들이 개입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금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결국 국제 축구계에 큰 혼란을 일으키게 됐다. U-20 월드컵은 전 세계 유망주들의 꿈의 무대다. 곧 조 추첨을 진행하고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데 인도네시아로 인해 개최국이 급하게 바뀌고 혼선을 빚게 됐다. 말 그대로 민폐가 된 셈이다.

한편 대안으로는 페루가 언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 볼라넷은 27일 대회 개최국이 페루로 변경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는 올해 11~12월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다. U-20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총 6개 도시에서 대회를 진행하기 때문에 개최에 무리가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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