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제이콥 디그롬(34) 은 2018, 2019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현역 최고 투수로 군림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으로 짧은 일정을 소화한 2020시즌을 포함해 3시즌 동안 총 투구이닝이 224.1이다. 2018년 첫 번째 사이영상을 수상할 때 투구이닝이 217.이었다. 한 시즌 투구이닝을 부상으로 3시즌에 간신히 던졌다.

지난 3시즌 동안 부상으로 점철된 시즌이다. 20년 7월 이후 허리, 목, 햄스트링, 2021년 옆구리, 오른쪽 옆구리, 팔꿈치, 어깨, 팔뚝, 2022년 어깨 등으로 부상자명단(Injury List)에 수없이 등재됐다. 하지만 숱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구위만큼은 메이저리그 최정상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2022시즌 후 뉴욕 메츠는 프리에이전트가 된 디그롬과 재계약을 원했다. 부상전력으로 계약기간과 총액을 줄이려고 했다. FA 시장은 수요 공급이 적용되는 터라 마운드가 취약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5년 1억8500만 달러에 디그롬을 잡았다. 연봉 3700만 달러다. 메츠에서의 2022시즌 마지막 연봉은 3550만 달러였다. 디그롬을 놓친 메츠는 40세의 저스틴 벌랜더와 2년 8666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12월 2일 텍사스와 5년 계약을 했을 때 가장 우려된 대목이 바로 디그롬의 부상이다. 2019년 12월 토론토와 류현진이 4년 8000만 달러 계약 당시에도 부상 우려를 지적했다. LA 다저스와 에인절스가 류현진의 FA 계약에 소극적이었던 점도 부상 전력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두 구단의 판단이 옳았다.

디그롬은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순조롭지 않았다. 애리조나 캑터스리그 등판도 매우 늦었다. 지난 2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첫 등판했다. 3이닝 2안타 4삼진 무실점의 위력적인 투구였다. 20개 투구에 20개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26일 김하성이 결장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3.2이닝 2안타 2볼넷 6삼진 무실점. 투구수 54개, 스트라이크 45개.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신임 브루스 보치 감독은 디그롬을 2022년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캑터스리그 2경기로 모든 점검을 마친 셈이다. 샌디에이고 15타자를 상대하며 삼진 6개를 빼앗을 정도의 구위로 답은 나왔다. 디그롬의 통산 4번째 개막전 선발이다.

디그롬은 MLB 네트워크가 개막을 앞두고 선정하는 포지션별 (Top 10 Players Right Now)) 선발투수 톱10에 올해는 9위에 랭크됐다. 지난 2년 동안의 부상 때문이다. 지난 2년 동안의 기록과 올시즌 기대치로 순위를 매긴다. 디그롬은 2020~2022년 3년 연속 1위에 랭크됐었다.

사실 전문가들은 올해 디그롬이 규정이닝(162)을 채울 수 있을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 워낙 잦은 부상으로 ‘유리 몸’이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만난 텍사스 스카우트 커티스 정은 “구단도 디그롬의 부상을 잘알고 있다. 우리는 디그롬이 9월과 포스트시즌에 정상적인 몸으로 마운드에 선다면 예상치못한 일도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며 정규시즌보다 포스트시즌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텍사스는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휴스턴 트로스와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에 출전전 두 서부지구 라이벌 벽을 먼저 넘어야 한다.

디그롬은 포스트시즌 무대에 월드시리즈를 포함해 5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패를 안았다. 4승1패 2.90. 31이닝에 26안타 37삼진 10볼넷으로 WHIP 1.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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