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천=강예진기자] “간 크네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25일 도드람 2022~2023 V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 2차전서 현대건설을 내리 잡은 후 “(이)윤정이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잘했다”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시즌 내내 아쉬운 점을 이야기했던 사령탑 입에서 나온 ‘깜짝’ 칭찬이었다.

이윤정은 지난시즌 신인왕을 거머쥔 2년 차 세터다. 실업리그에 몸담다 지난해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해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시즌 함께했던 주전 세터 이고은을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나보낸 후 한 시즌을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코트 안에서 드러날 때가 많았다.

관건은 포스트시즌이었다. 정규시즌과 달리 촘촘한 경기 일정으로 순간의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큰 무대이기에 긴장감은 다른 경기 때보다 더할 수밖에 없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에게 봄배구가 조금이나마 유리한 이유다.

수장의 걱정, 이윤정이 한 스푼 덜어냈다. 현대건설을 만나 과감하고도,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다채로운 플레이는 덤이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3-0 셧아웃 승리를 이끈 이윤정의 경기 운영에,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처음 맞이한 선수치고는 잘했다. 간이 큰 것 같다”라면서 “상대와 수 싸움에서 본인이 풀어내는 능력만 갖추면 좋은 세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이윤정은 박정아(21점·점유율 32.09%), 캣벨(19점·31.34%), 배유나(11점·17.16%)로 좌우를 비롯해 중앙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캣벨은 공격에 성공한 후 이윤정에게 달려가 ‘엄지척’을 들거나,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캣벨은 “아직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단계다. 나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윤정이의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건 호흡을 맞춰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정은 “처음으로 챔프전을 맞이해 좋다. 감독님과는 항상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혼은 많이 나는데 칭찬은 많이 해주시지 않는다”고 웃으며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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