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 수원=강예진기자] 프로 19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베테랑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마지막까지 봄배구 희망의 불씨를 살린 KGC인삼공사 한송이(39)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한송이는 1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건설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20, 25-15, 23-25, 25-11) 승리에 일조했다. 블로킹 9개를 묶어 14점을 올리면서 아포짓 스파이커 엘리자벳(31점) 뒤를 든든히 받쳤다.

승점 3을 꼭 수확해야 했던 경기였다. 한송이는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사실 5라운드 후반부터 매 경기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가지고 임했다. 그래서 오히려 오늘이 편했다. 전까지는 너무 타이트했다. 물론 현대건설이 로테이션을 돌렸기에 우리가 준비한 부분만 하자고 했다. 3점이 꼭 필요했던 경기였는데, 잘 마무리할 수 있어 좋다”고 운을 뗐다.

오랜만에 선발 미들블로커로 코트에 섰다. 프로 데뷔 후 개인 최다 블로킹을 갈아치운 한송이는 “3세트 때 이숙자 코치님이 4개만 더 잡으라고 했다. 그러면 10개 정도 잡을 수 있다고. 블로킹 감이 어제부터 좋았다. (9개로) 하나 미달이어서 아쉽지만 시작부터 좋았던 리듬이 끝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종전 기록은 2012~2013시즌 현대건설을 상대로 터뜨린 7개다.

봄배구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다음날(17일) 한국도로공사가 GS칼텍스를 상대로 승점 3을 챙기지 못할 경우 3·4위 간 승점 차가 3 이하가 되면서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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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봄배구 ‘키’는 넘어갔다.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한송이는 “너무 떨릴 것 같다”며 소리 지르며 머리를 감싸 쥔 한송이는 “차라리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면 뭐든 할 텐데, 기다려야 한다. 기도할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뿐이다. 할 수 있는 건 오늘로써 끝났다. GS칼텍스가 조금 더 우세한 경기 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켜볼 것 같다”면서“한 점 한 점, 한 세트가 끝날 때마다 소리 지를 듯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결정이 안된 적이 없었다. 너무 떨린다. 보통 이쯤 되면 떨어질 팀은 떨어지고, 올라간 팀은 여유롭게 가는데 우리는 한 경기도 놓을 수 없었다.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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