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의 김태민
수원시청의 김태민.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NH농협은행의 이민선
NH농협은행의 이민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동안 지옥을 몇번 갔다왔는지 모르겠어요. 간이 다 녹아 없어진 것 같아요.”(임교성 수원시청 남자정구팀 감독)

국가대표 선발전 경기를 지켜보는 감독이 선수보다 더 애를 태워야 했다.

물론 선수가 더 힘들었다. 태극마크를 따내기 위해 복식 15경기, 단식 12경기 등 총 27경기를 치러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때문에 발바닥은 물집이 터져 너덜너덜해지고, 그 많은 경기를 소화해느라 양다리는 퉁퉁 부었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획득한 태극마크이기에 고통은 감내할 만했다.

김태민의 발
국가대표 선발전 동안 총 27경기를 치르느라 물집이 터진 김태민의 발. 수원시청

지난달 26일부터 8일까지 전북 순창군 공설운동장 하드코트에서 열린 ‘2023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수원시청의 김태민이 인천시체육회의 서권을 제치고 극적으로 남자부 마지막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됐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오른 김태민은 이날 서권을 두번 내리 이겨야 1위가 될 수 있었는데 투혼을 발휘해 게임스코어 4-1, 4-1로 연이어 승리하며 감격했다. 경기 뒤 임교성 감독은 “태민이도 울고 나도 울었다. 너무 힘든 대표선발전이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팀의 쌍두마차인 김진웅과 김태민이 남자단식에 앞서 열린 남자복식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상황이기에 이날 감격은 더했다.

이민선과 유영동 감독
이민선이 NH농협은행 유영동(오른쪽) 감독-한재원 코치와 엄지척을 하며 좋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NH농협은행의 이민선이 송지연(문경시청)을 4-2로 누르고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민선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송지연한테 2-4로 지는 바람에 아쉽게 항저우아시안게임 출전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되면서 다시 기회가 생겼고, 지난해의 패배를 설욕하며 항저우에 갈 수 있게 됐다.

이민선은 “한번 더 기회가 생겼기에 올해는 그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서 동계훈련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그만큼 결과가 좋아서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민선은 이번 선발전 복식에도 출전해 13경기를 뛰었다. 단식 경기까지 합치면 총 25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번 선발전을 통해 남자복식에서는 순창군청의 윤형욱-김병국, 달성군청의 이현수-김현수, 여자복식에서는 옥천군청의 이수진-고은지, NH농협은행의 문혜경-임진아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태민과 이민선을 포함하면 남녀 각각 5명씩이다.

서규재-유영동 감독이 지휘하는 남녀 국가대표 선수들은 4월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kkm100@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