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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대졸 신인은 즉시전력감으로 불린다. 고교 졸업 후 길게는 4년간 성인 무대를 경험했으니 데뷔 1~2년 차에 1군 백업으로라도 자리 잡기를 바란다.
양의지(36)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로 팀을 잠시 떠난 두산도 대졸 신인의 잇단 맹타에 반색하고 있다. 최강야구로 얼굴을 알린 윤준호(23)가 화끈한 공격력으로 코치진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윤준호는 지난 4일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센터에서 치른 청백전에서 2루타 한 개를 포함해 3안타 1타점으로 팀의 7-3 승리를 견인했다. 라울 알칸타라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2이닝 3안타 무실점을 이끄는 등 공수에서 나쁘지 않은 기량을 발휘했다. 아직 캠프 기간 중이고 시범경기 등을 통해 장단점이 도드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두 번째 포수 경쟁 구도에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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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는 “포구자세 등 포수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를 다시 잡는 중”이라면서도 “윤준호는 팀 포수 중 가장 강한 어깨를 가졌다. 경쟁력이라면 경쟁력”이라고 칭찬했다. 수비 안정감은 안승한(31)이 한발 앞서있고, 경험면에서는 장승현(29)이 단연 선두다. 일발장타가 있는 박유연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경쟁률 4대 1을 뚫어야 양의지와 두산 안방을 양분할 수 있다.
포수가 갖춰야 할 덕목 중 1위는 수비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포수가 수준급 공격력을 갖추면 금상첨화다. 양의지가 국내 최고 포수로 꼽히는 것도 영리한 경기운용 능력에 4번타자로 나설 수 있는 공격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양의지 백업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전지훈련에서 안승한의 주가가 치솟는 이유이기도 한데, 윤준호가 성실함과 밝은 기운, 만만치 않은 타격능력을 뽐내며 코치진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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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고지 타격코치는 “윤준호의 아마추어시절 감독, 코치님들이 대단한 일을 해주신 것 같다. 준호와 처음 약속한 것도 30~50타석정도는 지금까지 해오던 타격 그대로 하자는 얘기였다. 타격폼 수정 등에 관한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충분히 결과가 나오고 있다. 프로 투수들의 공에도 잘 대응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타격 성적이 뒷받침되면 1군에서 활용폭이 넓어지는 건 당연하다. 스프링캠프 막바지여서 오버워크를 경계해야하지만, 윤준호에게도 예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준호는 “개막 엔트리 진입은 목표가 아니”라면서 “실력면에서 선배들보다 한참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1군이든 2군이든 신뢰를 주는 포수로 데뷔 시즌을 치르면서 발전하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웠다”고 강조했다. 신인이라는 위치를 잊지 않겠다는 겸손인데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히 해야할 몫”이라는 말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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