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박석민,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NC 박석민, KS 우승 당시. 2020.11.24. 스포츠서울DB

무수히 많은 돌을 맞았다. 구단이 흔들렸고 리그 전체가 휘청했다.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서 박석민을 비롯한 NC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때 그랬다. 이어진 변명은 논란을 더 키웠다. 15년 넘게 리그를 대표하던 NC 박석민은 그렇게 낙인찍혔다.

그때 나는 선수일탈을 꼬집으면서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했다. 당시 수위가 ‘마녀사냥’에 가깝다고 짚으며 리그 중단의 책임을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에게만 물어선 안된다고 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실수 이전의 삶도 함께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징계의 경우,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징계 수위를 알면 그만큼의 죗값을 치르면 된다. 그러나 KBO리그는 그 부분이 불투명했다. 방역수칙 위반의 경우, 징계 수위를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구단과 선수는 일단 피하게 된다. 덮게 된다. 알려져도 변명하게 된다. 그게 근본적 패착이라는게 내 판단이다.

박석민은 사건 이후 2년간 자숙했다. 그런 그가 내년에도 뛴다. 연봉은 7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누군가는 연봉 삭감 여부와 상관없이 박석민이 보기 싫을 수 있다. 그 심정 이해한다.

그러나 나는 야구 선배 입장에서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박석민의 내년시즌을 기대한다. 그의 라스트 댄스가 중요하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설령 음주운전의 경우 사형이라고 해도 음주운전자는 나올거다. 극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그만큼 실수 없는 인생은 없다. 더 중요한 건 실수 후의 마무리다.

박석민
NC 다이노스 박석민. 스포츠서울DB

박석민이 용기내어 내년에 유니폼은 입으려는 이유는, 후회없이 은퇴하고 싶어서다.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고 뛰는 이유다. 은퇴의 기준은 선수마다 다르다. 못다이룬 기록, 응어리진 미련, 모범적인 생활, 함께한 동료애 등등. 박석민도 나름의 은퇴 기준이 있고 그곳에 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박석민은 초등학교부터 30년간 야구를 했다. 오랜 기간 야구를 했는데, 쫓기듯 유니폼을 벗고 싶진 않을거다. 이건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한 분야에서 30년간 일했다면 후회없이 떠나고 싶을거다.

그렇다고 이승엽, 박용택, 이대호처럼 화려한 은퇴를 바라진 않는다. 구단이 해주는 은퇴식은 없을테고, 다만 미련없이 떠날 수 있는 자기만의 은퇴식은 필요하다. 나도 선수 말년에 집 팔고 차 팔아 미국, 멕시코, 대만을 전전했다. 마음에서 야구가 지워지지 않았다. 강원도 화악산 800고지에서도 6개월간 나홀로 훈련도 했다. 그런 시간을 거친 뒤에야 나는 은퇴했다. 그만큼 유니폼을 벗는게 쉽지 않다.

나만의 라스트 댄스를 추고 야구장을 떠났기에 나는 지금 당당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때 내가 왜 그랬는지, 그리고 지금의 박석민도 왜 굳이 비난을 감수하며 야구를 하려는지 이해 못할수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사람들의 이해보다 내가 인정해야 ‘제2의 인생’을 살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미련과 후회를 남긴채 은퇴했다면 나는 보란듯 실패했을거다.

라스트 댄스는 조던이나 메시만 추는게 아니다. 자기만의 마지막 춤을 출 무대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프로야구에서 95% 이상의 선수들은 냉정하게 쫓겨난다. 야구장에서 폼나는 은퇴식을 가지는 선수는 1%가 채 안된다. 나는 많은 후배 선수들이 자신만의 라스트 댄스를 추며 떠나길 바란다. 그렇게 자신의 행복지수를 높인 채 야구공을 놓길 바란다. 제1의 인생을 잘 마무리하면 제2의 인생도 성공할 수있다. 후회하고 살진 말자. 각자의 인생이다.

저니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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