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한화팬, 올해도 부처의 마음으로...
부처탈을 쓴 한화팬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16. 9. 22.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한화의 보살팬들에게 “내년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런 예상은 잘 하지 않는데, 한화는 달라질게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한화의 상승을 확신하는 이유는, 올시즌 우승팀 SSG의 상승 원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전력상승과 함께 코칭스태프의 안정화다.

변화의 중심에 한화 손혁 단장이 있다. 그동안 한화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팀이었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지적한 대목이다. 그럼에도 한화는 갈짓자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손 단장이 취임하며 변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게 최원호 2군 감독의 3년 재계약과 새 코치 영입이다. 2군 감독의 3년 재계약은 KBO리그에서 최초 기록이다. 매우 의미있는 계약이다. 그리고 SSG 우승을 경험한 이대진 수석코치를 비롯해 KT 박승민 코치, LG 김정민 코치 영입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야구판에서 코칭 스태프는 ‘파리 목숨’이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 그런데 지도자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면, 눈치보지 않고 소신껏 선수를 이끌 수 있다.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가져온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단장, 감독의 가치는 올랐지만, 코칭스태프는 평가절하된 면이 많았다. 선수 가치를 높이려면 코치의 가치 또한 올라가야 하는데, 그동안 간과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한화는 내년 시즌을 앞두고 실력있는 코치의 가치를 인정하며 영입에 나섰다. 오퍼를 받은 코치진은 꼴찌팀 한화의 요청에 손사래를 칠만 했다. 그런데 우승팀 코치를 비롯해 능력·소통·소신을 겸비한 지도자가 대거 이동했다. 그만큼 한화가 향후 잘 될거라는 ‘기대’와 계약상 ‘안전장치’가 마련됐기에 가능했다. 코치진이 안정되는만큼 선수들의 불안감도 줄어든다. 이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A급 코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단장의 안목이다. 손 단장의 성향상 혼자 결정하지 않고 구단내 여러 목소리를 존중했을게 틀림없다. 손 단장은 기존 코치진의 의견 또한 경청하고 방향을 잡았을거다. 그리고 결정을 했으면 밀어붙이는 추진력은 단장의 역할이다. 내부적으로 손발이 척척 맞아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선수능력과 팀성적은 비례한다는 속설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내 생각은 다르다. 특급을 제외한 프로선수의 실력은 종이 한장 차이에 불과하다. 게다가 선수구성과 성적이 반드시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증명한 팀이 한화다. 한화는 배영수, 권혁, 정근우, 정우람 등 외부FA로 좋은 선수를 영입했고 내부FA와 전원 계약하기도 했다. 하위권으로 떨어지며 유망주도 쓸어담았다. 그런데도 성적을 못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용맹한 독수리가 많아도, 제대로 조련할 사람이 없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또한 조련은 오랜기간 이어질수록 효과를 발휘한다. 이번 한화의 코칭스태프 조각은 독수리가 날개를 펼칠 시작점으로 본다. 나는 1999년 한화 우승 멤버다. 우승에 지분이 있다. 그러기에 한화의 영광이 내년에 재현하길 누구보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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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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