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국,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
대표팀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 후 환호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

이번 월드컵에서 최고의 유행어가 된 문구다. 단순히 유행어를 넘어 신념이 된 ‘중꺾마’ 정신은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하며 16강 진출을 이루는데 일조했다.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희망’으로 작용했다. 그래서였을까. 선수들은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행을 확정지은 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새겨진 태극기를 활짝 펴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중꺾마’ 정신이 새겨졌다.

그런데 사실 ‘꺾이지 않는 마음’의 원조는 따로 있다. LoL e스포츠를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가 그 주인공. 김혁규가 던진 이 한마디가 이번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큰 파급효과를 불러왔다는 얘기다.

지난달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DRX는 롤드컵 역사상 최초로 예선부터 시작해 우승까지 달성했다. 이 같은 ‘기적의 질주’의 중심에는 팀의 맏형이자, 누구보다 ‘롤드컵 우승’에 진심이었던 김혁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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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트’ 김혁규가 롤드컵 우승트로피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제공 | LCK

김혁규는 프로데뷔 10년 동안 롤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우승 후 그가 쏟아낸 눈물이 그의 간절했던 마음을 대변했다. 우승의 밑거름이 된 것이 바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김혁규는 부상과 기량저하로 힘들었을 때도 이 같은 의지로 버텼다. 우승을 차지한 후 그는 “지난 2020년이 끝나고 부상과 기량저하가 같이 와서 내 자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보며 “롤드컵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성장하는 게 느껴졌고 결국 우승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혁규는 수없이 좌절하며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을 굳건히 하며 버텨냈다. 결국 강산도 변할 시간인 10년 만에 세계 최고의 대회인 롤드컵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간의 무게만큼 의미도 컸고 그가 던진 ‘중꺾마’ 정신은 우리네 모두에게 희망의 단어로 새겨졌다.

이러한 각오가 롤드컵에 이어 월드컵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은 어려움이 예상됐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비록 더 높은 곳에는 닿지 않았지만 우리 국가대표팀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e스포츠에서 축구로 새겨진 ‘중꺾마’ 정신은 이제 야구를 정조준 한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이어질 수 있다. WBC는 ‘야구의 월드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WBC는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 굴욕 등으로 떨어진 한국야구의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WBC에 승선할 야구 국가대표선수들이 ‘중꺾마’ 정신으로 세계 정상을 겨냥하길 기대해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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