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이승엽 감독, 조금 더 단단한 야구를!
이승엽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두산베어스 제11댄 감독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밝히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필요하다면, 나도 함께 가서 사과 드리겠다.”

호쾌한 홈런타구처럼 명쾌했다. 사령탑이 좌지우지할 문제는 아니지만, ‘초보 감독’ 이승엽(46·두산)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른바 ‘학폭 논란’에 휩싸인 투수 두 명에 관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두산은 이영하가 재판 중이고,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한 김유성도 ‘학폭 가해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입장으로서는 ‘학폭 가해자’라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들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 감독은 “민감한 부분이다. 어렵다”고 난색을 보이면서도 “구단으로부터 보고는 받았지만, 내밀한 사정까지는 듣지 못했다. 이영하는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어) 시간이 필요하다. 김유성은 피해자에게 사과하려는 의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유성은 피해자 부모님께서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나도 함께 가서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성은 학교폭력방지위원회와 NC 구단에서 징계와 지명철회 등 징계를 받았지만, 피해자의 용서를 얻지는 못한 상태다. 이유가 어쨌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김유성과 일면식도 없지만, 선수단 수장인 감독에 선임됐으니 함께 사과하겠다는 진정성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좋은 투수들이 빨리 합류해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겠지만, 우리(구단과 코치진)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선수들이 빨리 해결해 팀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팀 베어스’ 재건을 위해 소통을 강조한 이 감독은 “많은 대화로 오해가 쌓이지 않는 팀이 돼야 한다. 선수와 코치, 프런트가 한마음으로 좋을 때 함께 즐기고, 슬플 때 아픔을 나눌 수 있어야 좋은 팀이 될 수 있다. 형님까지는 아니겠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진정어린 사과로 피해자들의 아픔을 보듬겠다는 의지 역시 이 연장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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