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 페이커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  제공 | LCK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전 세계가 사랑하는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된다. 그리고 그는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자신이 왜 ‘전설’인지 입증했다. 이상혁이 걷고 있는 전설의 발자취는 현재진행형이다.

T1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시의 매디슨 스퀘어가든에 위치한 훌루 시어터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스테이지 3일차 경기에서 북미의 클라우드나인(C9)을 상대로 승리하며 A조 공동 1위에 올랐다. 한국(LCK)의 2번 시드 자격으로 롤드컵에 나선 T1은 그룹스테이지 개막날인 지난 8일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LPL)의 에드워드 게이밍(EDG)을 물리치며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뽐냈다. 그러나 다음날 유럽(LEC)의 프나틱에 일격을 당했지만 C9을 완파하면서 T1은 2승 1패로 EDG, 프나틱과 함께 공동 1위다.

무엇보다 팀 성적이 중요한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도 ‘페이커’에겐 이번 롤드컵이 다양한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좋은 무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이상혁은 이번 롤드컵에 출전하면서 통산 100전(세트 기준)을 달성했다. 지난 8일 EDG전에서 98전을 기록한 그는 9일 프나틱을 거쳐 10일 C9과 대결에서 100번째 경기를 치렀다. 지난 2011년 처음 열린 롤드컵에서 한명의 선수가 100전을 치른 것은 ‘페이커’가 유일하다. 세계 최초란 얘기다.

페이커 100전
‘페이커’ 이상혁 롤드컵 100전 달성 이미지.  제공 | LCK

‘페이커’는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 소속이었던 지난 2013년 롤드컵 무대를 처음 밟았다. 당해 9월 16일 유럽 대표 레몬독스와의 첫 대결이 그의 롤드컵 데뷔전이었고, 당시 ‘아리’로 플레이한 이상혁은 9킬 2데스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SK텔레콤 T1은 2013년 롤드컵에서 한국팀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고 2015·2016년에는 사상 첫 롤드컵 연속 우승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상혁은 2017년 롤드컵 준우승, 2019·2021년 4강 등 최소 4강까지 진출하면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통산 100전 기록을 완성했다. 그는 롤드컵 100전을 치르는 동안 72승 28패(승률 72%)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상혁은 조만간 롤드컵 누적 킬 부문에서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부문 1위는 전 로얄네버기브업(RNG)의 원거리 딜러 ‘Uzi(우지)’ 지안지하오로 350킬을 기록했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했던 ‘우지’는 올해 복귀를 선언했지만 롤드컵에 올라오진 못했다. ‘페이커’가 ‘우지’를 제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페이커’는 지난해 롤드컵까지 339킬을 기록했고 올해 그룹스테이지 세 경기에서 8킬을 추가해 현재까지 347킬을 달성했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4일 예정된 A조 그룹스테이지 남은 세 경기에서 충분히 350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상혁은 롤드컵 통산 어시스트 순위에서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어시스트 부문은 서포터 포지션의 전문 영역이지만 이상혁은 롤드컵 100경기를 치르는 동안 538개의 어시스를 기록해 EDG의 서포터 ‘Meiko’ 티안예(596개)에 이어 2위다. 다만 티안예 역시 이번 롤드컵에 출전 중이기 때문에 1위에 오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그가 나서는 한경기, 한경기가 새로운 역사이며 전설이 되기에 올해 롤드컵에서 ‘페이커’가 써내려갈 새 페이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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