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여자 유로 2022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유로 2022’에서 우승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1일(현지시간)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서 수천명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아주 어설픈 드리블, 번번이 ‘삑사리’ 나는 킥과 패스, 턱없이 빗나가는 슈팅들…. 하지만 골을 넣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승부욕 만큼은 그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한국 여성 특유의 집요함과 끈질김인가? 악바리들처럼 뛰고 찬다.

인기리에 방송중인 SBS 텔레비전의 축구 관련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를 보면서 색다른 흥미를 느낀다. 평생 공 한번 차지 않았을 것 같은 인기 여성들. 그들이 풋살구장 규격의 작은 경기장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남자축구 레전드들의 지휘 아래 매주 펼치는 승부가 재미있다.

허재·이형택 등 스포츠 남자 레전드들이 총출동해 큰 인기를 끌어온 ‘뭉치면 찬다’(뭉찬)에 이어 ‘골때녀’가 새로운 측면에서 한국 축구 붐업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위민스(Women’s) 유로 2022’가 유럽대륙을 달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 오랫 동안 남자축구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던 영국 BBC 등 주요 언론과 방송들도 여성들이 펼치는 유로 2022에 대한 보도를 많이 할애한다.

자국에서 열렸던 지난 1966년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우승 이후 한번도 남녀 통틀어 메이저 축구대회 우승 경험이 없던 잉글랜드. 그런 잉글랜드가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독일을 2-1로 꺾고 우승하자 한바탕 난리가 났다.

BBC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8만7192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잉글랜드 성인축구팀이 56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며 ‘여사자들’(Lionesses)의 업적을 극찬할 정도였다.

남자축구에서는 ‘넘사벽’인 독일을 잡고 우승한 잉글랜드 여성 선수들은 지난 1일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모인 수천명의 팬들 앞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위트 캐롤라인’을 부르며 환호했다. 팀 주장인 리아 윌리엄슨은 “우리가 이 나라의 (축구) 경기를 변화시켰다. 우리는 우승에 대한 유산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고 했다.

축구종가에서도 여자 유로 2022 우승으로 여자축구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 걸까? 많은 여성들이 과거 남성전유물 같던 축구를 즐긴다. 골때녀를 통해 국내에서도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여성 축구선수들이 세계무대를 호령하는 시기도 왔으면 좋겠다.

김경무 오디세이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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