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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이순신 장군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룸펜 김희성, 영화 ‘자산어보’의 호기심 많은 청년 창대...배우 변요한은 그간 낭만을 간직한 소년같은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하지만 27일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기존 이미지와 180도 다른 존재감을 내뿜는다.

그가 연기한 와키자카는 임진왜란에 참전, 용인 전투를 왜군의 승리로 이끈 실존인물이다.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된 영원한 숙적이기도 하다. 변요한은 “돌 맞을 각오보다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며 작품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출연이 확정된 뒤 가장 먼저 ‘난중일기’를 읽으며 역사공부를 했다. 이후 ‘와키자카’에 대한 기록을 공부하며 ‘난중일기’를 지워나갔다. 이 인물이 워낙 패기있고 불같은 성격이라 혹여 인물의 감정을 방해하는 요소가 생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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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와키자카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두려움은 전염병’이라며 거북선을 마주한 뒤 공포에 떠는 왜군 병사들의 목을 베고, 조선수군의 약점을 분석하기 위해 거북선 설계도를 훔치는 짓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에는 와키자카의 역할을 ‘빌런’으로 설정했다. 혼자 대본리딩도 해보고, 분석도 하며 빌런처럼 보이고 싶어서 거울을 보고 섬뜩하게 웃는 연습도 했다. 그런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갇힌 느낌이 들었다 결국 빌런이 아닌 장군 대 장군으로 봐야겠다는 판단이 들어 안타고니스트(대립하는 역할)로 설정했다.”

변요한은 자신만의 와키자카를 만들기 위해 이 시리즈의 전작인 ‘명량’(2014)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와키자카 역은 아예 참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진웅보다 젊고, 날렵한 와키자카를 보여주기 위해 한껏 체중감량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촬영장에서 준비된 갑옷을 입은 뒤 ‘아버지 옷을 입은 아이’같은 느낌이 든다는 이유로 무제한 체중증량에 들어갔다. 6개월에 걸쳐 74㎏에서 89㎏까지 무려 15㎏을 증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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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배경이 조선인만큼 다수의 일본어 선생님을 찾아가 현대 일본어가 아닌 고어(古語)를 배우고 일본 대하드라마를 섭렵했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인물의 감정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일이다. 변요한은 “가장 중요한건 비주얼도, 언어도 아닌 인물의 감정이다. 영화 속 와키자카의 롤은 이순신 장군을 바라보는 관찰자이자 해설자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명나라 진출을 꿈꾸는 야망과 욕심에 들뜬 와키자카가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역할은 왜군장수지만 세트 촬영장에서 거북선을 접하자마자 숙연해지며 대한민국 국민의 DNA가 끓어올랐다 한다. 변요한은 “어떤 작품을 하든 늘 책임감을 갖고 임하지만 ‘한산’은 조금 다른 지점이 있었다”며 “폭발할 정도로 뜨거운 집중력을 갖고 임했고 작품이 끝날때까지 내내 이 마음을 품었다. 종국에는 내가 데일 정도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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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과 와키자카 모두 대군을 이끄는 장수다 보니 두사람이 총이나 칼을 들고 대립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다. 그러나 변요한은 영화 ‘최종병기활’의 박해일을 떠올리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그는 “몸이 아닌 눈빛으로 칼부림을 하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러닝타임만 51분에 달하는 한산해전신은 실제 한산대첩의 전투시간과 동일하다. 변요한은 “실제로 전쟁을 하는 것처럼 찍고 싶어서 노력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지치지 않았던 촬영”이라고 했다.

완성된 영화를 접한 뒤 그의 마음은 자긍심으로 불타올랐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명량’에서 미처 풀지 못한 아쉬움을 ‘한산’을 통해 채운 것 같다”며 “‘명량’이 있기에 ‘한산’이 가능했다”고 뿌듯해했다.

“‘국뽕’이란 말을 잘 모른다. 사용해본 적도 없다. 이번에 영화 홍보를 하며 이 단어를 종종 접했는데 내게 ‘국뽕’은 내 나라에 대한 사랑 그 자체다.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봐달라.”

mulgae@sportsseoul.com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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