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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그야말로 강렬한 데뷔였다.

전북 현대의 녹색 유니폼을 벗고 FC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공격수 일류첸코(32·독일)가 데뷔전에서 번개 같은 ‘극장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일류첸코는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2라운드 대구FC와 홈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오른발 중거리 포로 골망을 흔들며 팀의 2-1 승리를 지휘했다.

서울은 일류첸코의 한 방으로 6경기 만에 승수쌓기에 성공했다. 승점 26(6승8무8패)으로 9위를 유지했으나 상위리그 진입 마지노선인 6위 수원FC(승점 28)와 승점 차가 2에 불과하다.

서울은 이날 후반 8분 대구 제카의 패스를 받은 고재현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10분 뒤 나상호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은 뒤 강성진 대신 교체로 들어가 서울 데뷔전을 치른 일류첸코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득점으로 역전승했다.

일류첸코는 ‘서울맨’으로 거듭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듯 명품 슛으로 존재 가치를 알렸다.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벼락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은 활처럼 휘어들어 가 대구 오른쪽 골문을 저격, 골키퍼 최영은은 손도 쓰지 못했다.

일류첸코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은 일류첸코의 존재와 더불어 하반기 반전 동력을 확실히 꾀했다. 안익수 감독 체제의 서울은 K리그에서 가장 선도적 전술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시티 등을 이끌고 선보인 포지션 파괴를 화두로 한 빌드업을 K리그에 심었다. 주요 선수가 패스 지표 상위권을 독차지하는 등 흔적이 짙었다.

그러나 빌드업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 중 하나가 공격의 방점을 찍을 스트라이커다. 오스마르, 기성용 등 수준급 패서가 팀에 존재해도 전방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서울은 2017년까지 활약한 데얀이 떠난 뒤 해결사 부재에 시달렸다. 안 감독은 나상호, 조영욱, 팔로세비치 등 측면과 2선 지역에 특화한 자원을 중앙 지향적으로 활용하며 대책을 모색했으나 한계가 있었다.

국내 공격수 박동진, 김신진이 나름대로 고군분투했으나 서울이 더 높은 자리로 올라서려면 정상급 골잡이 영입을 필수였다.

때마침 전북에서 길을 잃은 일류첸코와 연이 돼 올여름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가교 구실을 한 건 포항 스틸러스 시절 찰떡 호흡을 맞춘 팔로세비치. 에이전트를 방불케 하는 그의 노력이 가미돼 일류첸코는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애초 그가 전반기 전북에서 이전만 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해 얼마나 서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지 의문부호를 매기는 이도 많았다.

하지만 일류첸코는 독을 품었다. 전북에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울에서 부활하겠다는 의지가 따랐다. 첫판부터 증명이 됐다. 서울의 ‘익수볼’이 마침내 검증된 공격수 날개를 달고 고공비행의 디딤돌을 놓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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