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지금까지 인천에 있던 리더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달수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가 팀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 대표는 최근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나 사직서를 내고 사의를 표했다. 그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제 소임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임기도 끝날 때가 됐고 4년 넘게 과분한 일을 했다. 저도 할 수 있는 선에서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이제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난 2019년 인천에 부임해 네 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다. 전 대표를 보는 내외부의 시선은 대개 일치한다. 그는 겸손하면서도 확실하게 선수단을 밀어준 대표였다. 자신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로 인천을 더 나은 팀으로 만들었다.
전 대표가 재임한 동안 인천은 생존왕 타이틀을 굳히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강등 싸움과 무관한 8위에 자리했고, 올시즌엔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인천은 5위로 파이널A 진입을 노리고 있다. 잘만 하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런 전 대표가 떠난다는 소식에 인천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인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직원들도 걱정이 많은 것 같더라. 전 대표가 워낙 신망이 두텁다. 선수단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인천을 오랜 기간 지켜봤지만 전 대표이사처럼 좋은 리더는 없었다. 지금까지 대표이사 중 최고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전 대표 사임은 인천에게 적지 않은 손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 대표가 새로운 시장의 취임으로 인한 압박으로 그만두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 대표는 “유 시장께서는 오히려 사임을 만류하고 계속 팀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사의는 전적으로 제 뜻”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떠나겠다고 선언했지만 ‘팬심’은 이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 대표의 존재감은 팬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이로 인해 일부 인천 팬은 전 대표의 사임을 막아야 한다며 온오프라인에서 시위까지 계획하고 있다. 사의를 표하기는 했지만 전 대표가 다시 한 번 뜻을 거두고 인천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인천 관계자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전 대표께서 사의를 철회하고 계속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필이면 지금은 가장 중요한 시기다. 앞으로 12경기 안에 인천의 파이널A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전 대표가 떠나면 어떤 리더가 올지 모른다. 더 나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으로선 전 대표가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인천의 큰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로 남아주는 게 최선이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