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투하는 고영표
KT 고영표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KT 고영표(31)가 ‘에이스 도장 깨기’를 일주일에 두 번 완성했다.

고영표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104개를 던지며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1회초 1사 후 김선빈 나성범 황대인(2루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두 점을 빼앗겼지만, 이후 마구 같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KIA 타선을 7회까지 봉쇄했다. 6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 92개였던 고영표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선발 7이닝 2자책점 이하)를 완수했다.

매경기 1회에 고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도 호투했다. 1회 1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최형우를 2루 땅볼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게 호투의 시작이었다. 4회 2사까지 9연속타자 범타로 돌려세운 고영표는 2사 후 최형우와 이창진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박동원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두 번째 위기를 넘겼다.

역투하는 고영표
KT 고영표는 지난달 31일 문학 SSG전에서 7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5일 수원 KIA전에서도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에서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수원 | 연합뉴스

5회초에는 2사 후 김선빈에게 우중간 안타, 나성범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황대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또 한번 위기를 탈출했다. 체인지업과 반대궤적인 커브를 카운트 피치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6회와 7회에도 안타 1개씩 내줬지만 삼진을 곁들여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7회초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를 시도한 박찬호를 스리번트 아웃으로 돌려보내는 기염을 토했다.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가라앉는 체인지업에 콘택트 능력이 좋은 박찬호가 공을 배트로 맞히지 못했다.

전체 투구수의 70% 이상을 체인지업-투심 패스트볼로 배합한 고영표는 최저시속 111㎞짜리 커브와 최고시속 131㎞짜리 슬라이더를 번갈아가며 던져 KIA 타선의 노림수를 흐트러뜨렸다.

특히 1회 내준 3안타 모두 살짝 높은 코스로 날아드는 투심 패스트볼이라, KIA 타선의 노림수가 명확했다. 다리를 들어올린 뒤 멈춤 동작을 하는 투구폼을 활용해 타자의 호흡을 빼앗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체인지업 구속을 떨어뜨리는 대신 떨어지는 폭을 크게 만들거나,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는 체인지업을 과감하게 던져 헛스윙을 끌어냈다.

동점 만드는 김민혁
KT 김민혁이 5일 수원 KIA전에서 1-2로 뒤진 7회말 동점 적시타를 뽑아내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고영표가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켜내자 KIA 타선은 5회 김민혁의 1루수 앞 희생번트 때 야수선택을 유발해 한 점 차를 만든 뒤 7회말 김민혁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수장인 KT 이강철 감독의 최다승 공동 3위(152승)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돋보인 응집력이었다.

지난달 31일 SSG ‘퍼펙트 투수’ 윌머 폰트와 선발 맞대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고영표는 3연속경기 QS+에 2연속경기 상대 1선발을 제압하는 완벽한 투구로 국내 최고 선발 위용을 과시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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