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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안산=김용일기자] 평균 풍속 8m/s이상의 바람이 몰아친 5일 안산 와~스타디움. ‘바람을 이용한’ 서울이랜드가 ‘바람을 지배한’ 안산 그리너스 수문장 이승빈을 넘어서며 개막 2연승에 성공했다.
킥오프 전부터 ‘강풍 변수’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화두였다. 조민국 안산 감독이 먼저 대응책을 언급했다. 앞서 2경기 수문장으로 나선 김원중을 벤치에 앉히고 이승빈을 선발 명단에 집어넣은 것이다. 조 감독은 “(골키퍼 변화를 두고) 결정을 못 내리다가 오늘 오전 10시가 지나서 결정했다. 승빈이가 잘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승빈 카드를 꺼낸 건 강한 바람에 따른 변수를 제어할 경험치를 고려한 것이다. 김원중은 U-22 자원으로 조 감독 체제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며 주목받고 있다. 이승빈은 2014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로 데뷔해 2018년부터 안산에서 뛰고 있다. 이 경기 전까지 K리그 통산 87경기를 뛰어 김원중보다 프로 경험이 많다.
조 감독의 예상이 적중하는 듯했다. 이승빈은 전반 서울이랜드의 몇 차례 슛 기회를 저지한 데 이어 후반 10분 서울이랜드 김인성의 페널티킥(PK)까지 막아냈다. 김인성은 자신이 얻어낸 PK 기회에서 키커로 나서 안산 골문 왼쪽을 겨냥해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이승빈이 몸을 던져 절묘하게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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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정용 서울이랜드 감독도 지략을 발휘했다. 서울이랜드는 전반 맞바람을 맞고 뛰었다. 즉 후반 바람을 등지고 뛸 수 있었는데, 안산의 밀집 방어까지 고려해 전술 변화를 줬다. 공교롭게도 후반 들어 바람이 더욱더 거세졌다. 한때 이승빈 골키퍼 뒤에 있던 A보드 광고판이 강풍에 날아갈 정도. 정 감독은 2선 중앙에서 뛴 아센호를 전진 배치하고 최전방 이동률과 김인성을 좌,우로 넓게 둬 측면 속도를 늘렸다. 여기에 김선민 등 나머지 2선 자원을 끌어올려 강한 전방 압박을 주문했다. 안산은 전반보다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고 빌드업에서 실수가 잦았다.
이승빈의 PK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결국 후반 18분 서울이랜드가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유정완의 슛이 안산 수비 맞고 흘렀는데, 이동률이 침착하게 잡은 뒤 뒤에 있던 윙백 이재익에게 연결, 그가 강한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애초 이승빈이 이재익의 슛도 손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공이 골라인을 넘어간 것으로 부심이 확인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앞서 정 감독은 전술 변화와 더불어 PK를 실축한 김인성 대신 유정완을 투입했다. PK 실축에 대한 벌칙성 교체라기보다 앞서 경고 한장을 떠안은 김인성이 후반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우리라고 봤다. 이 용병술 역시 효과적이었다. 유정완은 선제골의 디딤돌을 놓았을 뿐 아니라 후반 서울이랜드 공격에 힘을 불어넣으면서 3개의 유효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안산은 이승빈이 선제 실점 이후에도 줄기차게 선방쇼를 펼쳤다. 이날 서울이랜드는 정 감독의 후반 전술 변화와 더불어 18개의 슛 중 13개를 유효 슛으로 연결했다. 안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승빈의 빛나는 선방으로 더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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