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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주=김용일기자] “박건하 감독께서 대표팀은 ‘정글’이라고….”
생애 처음으로 축구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단 공격수 김건희(26·수원 삼성)는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벤투호’에 맞는 장점을 지녔다면서 A대표팀 생존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건희는 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5~6차전 대비 대표팀 소집 첫날 훈련을 앞두고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축구를 한 뒤 수천 번 생각했다”며 “빨리 훈련을 하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경기에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11일 아랍에미리트(UAE·고양), 16일 이라크(카타르)와 월드컵 최종 예선 5~6차전을 치른다. 주력 공격수 황의조(보르도)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벤투 감독은 K리그1 득점 1위(21골) 달리는 주민규(제주) 등을 제쳐두고 김건희를 ‘깜짝 발탁’했다. 그는 전반기에 5골을 터뜨렸으나 탈장 수술 이후 후반기엔 1골에 그쳤다.
김건희는 ‘벤투 감독의 마음을 얻은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대표팀은 빌드업을 중시한다. 나 역시 (전방에서) 연계, 수비하는 데 장점이 있고 빌드업을 선호한다. 그래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했다.
김건희는 조규성(김천 상무)과 함께 이번 대표팀 2연전 최전방을 이끌어야 한다. 본인이 가진 최대 장점을 묻자 “볼 키핑과 연계하는 동작은 다른 선수보다 낫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다만 황의조와 비교한 말엔 “아직 선배님과 비교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대표팀에서 배울 것을 배우고, 한 발 더 뛰면서 내 경쟁력을 쌓겠다”고 강조했다.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하는 만큼 소속팀 수장이자 선수와 코치로 대표팀을 경험한 박건하 감독의 조언도 따랐다. 김건희는 “박 감독께서 늘 축구는 경쟁이 있지만 대표팀은 정글이라고 하셨다. 배려보다 자기 것을 잘 챙기고 여태까지 한 것보다 더 쏟아내야 한다더라”며 “(권)창훈이 형 등 다른 형들도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잘 도와줄 것이라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김건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와 동명으로도 눈길을 끈다.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대선 후보 아내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는 얘기에 “나보다 가족이 더 속상해하시더라”고 웃으며 “그분을 이기려면 (축구를) 엄청나게 잘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이기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벤투 감독은 공수 핵심인 황의조와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부상으로 이번 소집에서 제외된 가운데 나머지 주력 선수는 모두 불러들였다. 이중 손흥민(토트넘)과 황인범(루빈 카잔), 김민재(페네르바체) 3명은 소속팀 일정으로 하루 늦은 9일 파주NFC에 합류한다. UAE와 5차전 홈경기는 지난 2019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일본과 동아시안컵 경기 이후 2년 만에 ‘100% 유관중’으로 열린다.
벤투 감독은 “관중의 응원을 받으면서 경기하게 돼 팀에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황의조와 김영권 둘 다 중요한 선수지만, 모든 전술을 바꾸진 않을 것이다. 대체할 방법을 찾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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