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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1993년생도 인물 나와야죠. 우리가 앞장설게요!”
군 복무를 마치고 원소속팀 울산 현대에 복귀한 미드필더 박용우와 수비수 이명재(이상 28)는 새 출발을 다짐하며 말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기 전 울산의 주력 요원으로 뛴 둘은 공격수 오세훈과 함께 지난 23일자로 전역했다. 최근 울산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가 진행 중인 태국 방콕으로 합류했다.
둘은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친정에 왔는데 집에 잘 못 온 느낌이다. 너무 많이 (선수가)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우는 “오히려 (울산 출신이 많이 이적한) 수원FC에 아는 선수가 더 많더라”고 웃었다. 이명재도 “처음에 상무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며 “그래도 (이)청용이 형, (고)명진이 형 등 베테랑 선배가 가세하면서 팀적으로 더 강해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16년 말 FC서울 떠나 울산으로 적을 옮긴 박용우는 김도훈 전 감독 체제에서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다만 현재는 베테랑 신형민은 물론, 올림픽팀과 A대표팀을 오가는 원두재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한다. 그는 “두재를 보면서 ‘내가 저 나이에 할 수 없는 것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내가 알기론 두재도 군대에 가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라며 짓궂은 농담도 던졌다. 원두재는 내달 개막하는 도쿄올림픽 본선을 대비하고 있다. 올림픽 본선에서 3위 이상 입상 시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박용우도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무대를 밟았는데 8강에서 온두라스에 패해 아쉽게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온두라스는 이번 도쿄 대회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묶였다. 박용우는 “두재가 꼭 (올림픽에서) 잘 됐으면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온두라스만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데 시원하게 이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왼쪽 풀백이 주포지션인 이명재도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국가대표 홍철을 비롯해 올림픽팀에 합류한 설영우가 새 경쟁자로 떠올랐다. 그는 “철이 형은 워낙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영우는 오른발잡이인데도 (왼쪽에서) 잘 소화하더라”며 “나 역시 더 많이 보여주고 대표팀에도 가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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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우와 이명재는 나란히 1993년생이다. 둘은 “손흥민, 이재성, 황의조처럼 1992년생에서는 다수가 (대표팀 등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3년생 중엔 최근 강상우정도 외엔 대표팀에 가지 못하는데, 우리도 전성기 나이인 만큼 무언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상무 시절 표방한 ‘행복 축구’를 울산에서도 이어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명재는 “상무에서 여러 포지션도 해보고 평소 안 하던 것을 시도해보곤 했다”며 “부담을 내려놓고 경기를 뛰니 더 잘 된다는 것을 느꼈다. 울산에서도 이런 부분을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둘에게 상무 수장인 김태완 감독에게 추천하고 싶은 선수를 물었다. 그러자 박용우는 “두재”라며 “물론 올림픽 메달을 꼭 땄으면 좋겠는데 그런 스타일의 선수가 (상무에) 필요하긴 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옆에 있던 이명재도 “(두재가 상무에) 가면 감독은 물론 부대에서도 좋아하시긴 할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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