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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올 시즌 K리그1 수원 삼성 명가 재건에 앞장서는 ‘대세 왼쪽 풀백’ 이기제(31)와 ‘매탄 소년단’ 일원인 2002년생 공격수 정상빈(19)이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 파주NFC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비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28명의 태극전사를 공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이기제와 정상빈이다.
애초 이기제의 A대표팀 발탁 여부는 최대 관심사였다. 측면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호에서 풀백은 매우 중요한 포지션으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기제는 호주 A리그 뉴캐슬 제츠를 거쳐 2016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입성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8년 수원에 입단했는데 초기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건하 감독이 부임한 뒤 지난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존재감을 보이더니 올 시즌 왼발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났다. 예리한 크로스로 기회 창출을 해낼 뿐 아니라 프리킥 키커로 나서 상대 골문을 저격하고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18경기에서 4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기제는 명단 발표 전날인 23일 열린 광주FC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왼발 프리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왼발 감각이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A대표팀 선발엔 물음표도 따랐다. 부임 이후 지속해서 보수적인 선수 선발을 해온 벤투 감독의 성향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 일본과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왼쪽 풀백 자원으로 이전부터 선발했던 홍철과 박주호를 뽑았다가 비판을 받았다. 홍철이 부상에서 갓 회복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박주호도 최상의 경기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과도 0-3 참패로 귀결돼 더욱더 궁지에 몰렸다. 이번엔 달랐다. 박주호를 제외하고 이기제를 전격 발탁하며 변화를 줬다. 벤투 감독은 “이기제는 오랜기간 관찰한 선수로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나다고 여겼다. 특히 세트피스 능력이 매우 큰 장점”이라면서 A대표팀에도 그대로 이식할 의지를 보였다.
정상빈은 그야말로 깜짝 발탁. 수원 유스팀 매탄고 출신인 그는 U-22 자원이나 팀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올 시즌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 우승 후보팀의 골문을 두드렸다. 현재까지 4골1도움(13경기)을 기록 중이다. 벤투 감독은 “정상빈은 상당히 빠르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수비에서도 제 역할을 하더라. 전술적 이해도가 뛰어나다고 봤다”며 “대표팀 선발에 (어린) 나이는 절대 걸림돌이 아니며 오로지 능력만 본다”면서 신뢰를 보였다. 정상빈은 손흥민, 황의조 등 롤모델과 같은 선배들과 대표팀에서 어우러지게 됐다.
벤투 감독은 이밖에 포항 스틸러스 공·수 핵심 요원인 송민규와 강상우도 처음으로 A대표팀에 불러들였다. 지난 한·일전 패배로 입지가 흔들린 벤투호는 오는 31일 파주NFC에서 소집돼 내달 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을 시작으로 스리랑카(9일), 레바논(13일)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컵 2차 예선 H조 잔여 경기를 소화한다. 2차 예선은 각 조 1위를 차지한 8개 팀과 각 조 2위 중 상위 성적 4개 팀이 최종 예선에 오른다. 한국은 현재 2승2무(승점 8)로 1경기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에 이어 2위다. 같은 조에서 경쟁한 북한이 2차 예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현재 결과 처리를 두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의 중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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