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집을 짓기 위해선 땅이 평평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 알 것이다. 이러한 평탄화 작업을 위해서 경사가 심하다면 돌 쌓기 혹은 옹벽 쌓기 등 석축작업과 성토작업을 해야 한다. 현장의 경사도에 따라, 또 석축을 쌓아야 하는 높이에 따라 선택하는 시공법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 석축작업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전원주택은 더 돋보이기도 하고 위압감이 강하나 불안해보이는 집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선 석축 토목공사 공사비를 대략적으로 알아보자.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헤베(㎡·제곱미터)당 약 11만원~14만원 정도의 선에서 평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가 5년 전 처음 접했을 때만해도 직영으로 할 경우 9~10만원, 회사를 통해 할 경우 12만원 수준의 공사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 물가와 인건비가 정말 많이 올랐다는 게 피부로 와 닿는다. 여전히 싸게 부르는 곳은 10만원 정도 부르기도 하는데,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 토목관련 내용을 잘 알지 않는다면 막상 공사를 시작했을 때 이런 저런 이유로 하자가 날 확률이 상당히 높다.
가격적인 면 외에 시공적인 측면에서는 이 돌을 쌓는 작업에 있어서 위에서 말한 포크레인과 인부의 능력차가 정말 크다. 필자는 이 돌 쌓는 작업을 할 때는 처음 2줄 정도 쌓을 때까지는 현장에서 계속 지켜본다. 라인에 맞춰서 기울지 않고 잘 쌓는지, 포크레인과 인부의 손발은 잘 맞는지 등을 본다. 이 석축공사는 집 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지난해 역대급 태풍과 장마로 무너진 현장에 대한 소식이 없던 걸로 봐서는 시공 기술에 대한 평준화가 어느 정도 올라온 것 같지만, 한 번 무너지면 정말 그 위에 있는 건축물까지 대형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 역시 이틀 정도 지켜보고 너무 대충하거나, 손이 너무 느리거나 돌의 각을 잡아주지도 못할 만큼 힘이 너무 부족한 분이면 빠르게 다음 날부터 다른 인부를 찾는다. 그렇게 괜찮은 인부와 포크레인 기사를 찾고 나면 이 부분은 알아서 착착 진행된다. 그 전까지는 건축주 혹은 현장 소장이 예민하게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간혹 경험이 잘 없던 개인들은 돌을 예쁘게 쌓아달라 하고, 다 쌓고 나서 안 예쁘다며 다시 쌓아달라고 하는데, 토목공사에서 이 옹벽공사 만큼은 튼튼하게 쌓는 게 최우선이다. 튼튼히 쌓을 방법을 찾고 나서 주택과의 조화, 조경미를 어떻게 살릴까 하는 것이 다음이다.
전원주택단지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석축공사에 사용하는 재료들과 그 장단점도 간단히 비교해 보자. 먼저 석축 쌓는 데 있어 재료별로 크게 자연 발파석과 가공한 보강토, 그리고 철근콘크리드 옹벽이 있다. 먼저 발파석으로 석축을 쌓는 경우 대표적으로 ‘전석쌓기’와 ‘면쌓기’, 그리고 ‘꽂아쌓기’라는 것이 있다. 디테일한 기술적인 부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먼저 전석쌓기와 면쌓기는 쌓아올렸을 때 부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직각으로 쌓아 올리는 것을 말한다. 가공된 보강토에 비해서는 자연과의 조화로움이 있어 보이지만, 꽂아쌓기에 비해서 그 자연미가 떨어진다. 또 보강토나 옹벽공사보다는 내구성이 약하며 높게 쌓기는 불안한 면이 있어, 이 시공을 선택할 때는 기초를 굉장히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꽂아쌓기는 쌓을 때 직각이 아닌 안으로 들어가며 쌓기 때문에 부지활용도 측면에서는 많이 떨어지지만, 필자는 이 부분에 있어서 단순히 부지를 못 쓴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조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전원주택 석축쌓기에 가장 많이 활용된다. 다만 자연과의 조화로움은 극대화 된 반면 그렇다고 너무 높게 쌓기에는 아쉬운 면이 있어 2m초과로 높게 쌓을 때는 필자도 부지 활용도 측면 차 다른 석축 쌓기를 선택한다.
이 다음으로 가공된 석축으로는 대표적으로 빗살보강토와 식생블럭이 있다. 이 둘의 장점으로는 공사비가 저렴하다는 점이 있다. 두 가지 중 자연과의 조화는 빗살보강토가 조금 더 낫고, 내구성이나 공사의 수월함은 블록당 크기가 큰 식생블럭이 좀 더 낫다. 보강토와 식생블럭은 자연석에 비해 내구성이 튼튼하며 부지활용의 손실 없이 직각으로 높게 쌓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필자의 경우에 2m이상 4m이하의 석축을 쌓아야 할 때는 이 보강토와 식생블럭을 많이 활용하고, 자연과의 조화로움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는 그 보강토 앞에 나무를 심어놓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콘크리트 옹벽은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내구성이 가장 강하고 부지활용도도 가장 높다. 다만 미관상 자연환경이나 전원주택과는 잘 어울리지 않아 전원주택 토목공사로는 주차박스나 특별히 높게 쌓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시공법이다.
이렇게 전원주택을 보러 다닐 때 꼭 주택만 볼 것이 아니라 비용측면과 내구성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측면에서 이제는 이런 토목적인 부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전원주택 미관을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석축공사이니 말이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기사추천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