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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시즌 초반인데 손가락 물집으로 이탈하는 투수가 더러 보인다. 강하게 공을 던지다보면 물집이 생기기 마련이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넘기기는 어렵다. 각 팀이 투수 부족으로 신음 중인데 돌발 변수가 발생하는 게 반가울리 없다.
키움 안우진과 LG 함덕주가 손가락 물집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 댄 스트레일리도 지난 22일 사직 두산전에서 손가락 물집으로 2.1이닝만 던지고 강판했다. 선발 경험이 적은 투수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까지 물집이 잡힌다는 건 의외다. 시즌 중반도 아닌 시점이라 더 그렇다.
SSG 김원형 감독은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것자체만 놓고보면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좋은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을 강하게 채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 없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손 끝은 피부가 약하다. 굳은살이 없는 상태로 실밥을 강하게 긁다보면 벗겨지거나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손톱이 들려 투구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씩 겪는 일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반복훈련을 통해 손끝을 단련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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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이 반복훈련을 하면 자연스럽게 굳은살이 박인다. 타자들이 손바닥에 굳은살을 훈장처럼 달고 있듯이 투수도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있다. 송진우 전 한화코치는 현역 시절 손가락 끝에 박인 굳은살을 지키기 위해 온탕에 들어갈 때에도 왼손으로 브이자를 그린채 물에 담그지 않았다는 일화가 있다. 피부가 약한 선수들은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스프링캠프가 끝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는 건 훈련부족으로 비칠 수도 있다. 투수 출신 한 원로는 “올해는 스프링캠프를 국내에서 치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진단했다. 통상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투구를 하면 한계 투구수까지 던지기도 한다. 따뜻한 곳에서는 한계투구수를 적어도 세 번, 많게는 다섯 번 가량 돌파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렇게 투구를 한 뒤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 투구 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훈련을 하니 시즌 초반에는 손가락 끝이 단단하다. 올해는 국내에서 캠프를 소화한 탓에 불펜투구도 실전 등판도 예년에 비해 줄었다. 시즌 초반 제구난조가 도드라진 것도 따지고 보면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피부가 벗겨지고 새 살이 돋아나 굳은살이 박이려면 한 달 가량 시간이 걸린다. 시즌 중이라 한계투구수 이상 불펜 피칭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시간과 싸우는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어수선한 시즌 초반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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